홍콩 시위, 中 건국일 겨냥 다시 격화

입력 2019-09-22 14:45
수정 2019-12-21 00:01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16주 연속 이어지면서 또다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오는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홍콩 시위가 다시 격화하는 양상이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시민 수천 명은 샤틴지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했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국제공항으로 통하는 도로 차단을 시도했다. 이에 홍콩당국은 공항행 고속철도 운행을 제한하고 홍콩공항 주차장 일부를 폐쇄했다. 또 유효한 항공권을 소지한 사람만 공항터미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날 시위대는 툰먼지역에서 집회를 연 뒤 거리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가 툰먼 도서관과 정부청사 외부에 걸려 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발로 밟고 불태우자 소방대원이 출동해 소화기로 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홍콩을 해방해달라’고 요청하는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도 눈에 띄었다.

홍콩당국은 지난 6월부터 계속된 송환법 반대 시위로 체포한 79명을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폭동죄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1474명을 연행해 이중 과격 시위자와 주모자 207명을 기소했으며 79명을 중형으로 다스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