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말 집회서 경찰·시위대 충돌…시위 규모는 축소

입력 2019-09-21 20:38
수정 2019-09-21 20:39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주말 집회가 16주 연속 이어졌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재발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툰먼 지역에서 대치과정에서 과격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고무탄을 쏘며 대응했고 시위대 다수를 체포했다.

앞서 툰먼에서는 중국 중년 여가수들이 인근 공원에서 시끄럽게 공연하는 데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 구호는 점차 반정부 구호로 바뀌었다.

시위대는 툰먼 도서관과 정부청사 외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우려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홍콩을 해방해달라'고 요청하는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했다.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경찰은 "과격 시위대가 경전철역 시설을 훼손하는 한편 철로에 물건을 던지고 그 부근에 바리케이드를 쳐 교통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날 이전보다 적은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친중파들이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붙여놓은 '레넌 벽'을 청소한다면서 메시지를 제거했다.

이 운동은 친중파 의원 주니어스 호가 주도했지만, 반발이 심해지자 행동을 자제하겠다며 물러섰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참가자들이 레넌벽 메시지를 제거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반중 시위대가 맞대응을 자제했으며, 대신 오후에 레넌벽에 다시 메시지를 붙이고 꽃을 놓았다.

이날 오후 7시께(현지시간) 홍콩 위안랑 지하철역에서는 '백색테러'에 항의하는 의미로 마련된 연좌 농성이 진행된다. 지난 7월 21일 홍콩 주말집회에는 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100명 넘는 남자들은 위안랑 역에서 시위대와 행인 등을 쇠파이프로 공격했다.

홍콩 시민들은 이들이 시위 방해를 위해 조직적으로 유입된 중국 본토인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SCMP는 “100명의 20~40대 남성 중국인들이 17일 일부 흰색 옷을 입고 홍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