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사진)이 여론도 거스르는 결단력을 강조하며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고꾸라지자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서 민주당의 동요를 막기 위해 낸 공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 원장은 20일 연구원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도전의 길에 서 있다”며 “새로운 도전은 항상 의심과 저항에 직면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옳다는 확신과 신념이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마틴 루터가 여론조사를 했다면 종교개혁이 가능했겠느냐.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여론조사나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력”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우리 당은 당대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창당 이래 가장 질서 있고 강력한 단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며 “‘원팀’의 무서운 단결력으로 변화와 도전의 담대한 대장정에 나설 때 실패한 역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선 “선거는 절박한 쪽이 이기고, 우리는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 원장의 발언은 조 장관 취임 직전까지 여론 동향을 강조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조 장관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지난 4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조 장관을) 임명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1.5%(포인트) 차이로 좁혀져 ‘임명해도 좋겠다’와 ‘임명해선 안 된다’는 의견에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