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진통제' 게보린, 40년간 36억정 판매…플래리스도 '항혈전제 강자'로 부상

입력 2019-09-19 18:03
수정 2019-09-19 18:11
삼진제약이 항혈전제와 해열진통제 시장에서 시장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올해로 발매 12주년을 맞은 클로피도그렐 제제 플래리스정은 항혈전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클로피도그렐 제제 시장 규모는 오리지널, 개량신약, 제네릭, 복합제를 포함해 처방량 2억8000만 정, 처방액 약 3250억원을 기록했다.

플래리스정은 2007년 출시됐다. 심혈관, 뇌혈관, 말초동맥질환에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혈소판 응집억제제다. 약효와 안전성은 물론 자체 원료 합성 기술력, 활발한 임상연구에 힘입어 출시 후 3년 만에 삼진제약을 대표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성장했다.

2012년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진은 오리지널인 클로피도그렐 대비 플래리스의 약효가 동등하다는 연구 결과를 대한순환기학회지에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를 비롯해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 안암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도 뇌졸중 심장질환 등의 환자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진제약은 2013년 클로피도그렐 원료를 집중 생산하기 위해 충북 오송에 우수 원료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BGMP) 적합 인증을 받은 원료합성공장을 설립했다. 2015년에는 모로코와 인도네시아에 플래리스정 제제기술을 이전하고, 카자흐스탄 모로코 인도네시아에 상업용 원료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도 원료와 완제품 판매 절차를 밟고 있어 수출 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삼진제약은 플래리스뿐 아니라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 뉴스타틴 에이, 뉴스타틴 알 등으로 순환기계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8월 발매한 경구용 항응고제 엘사반정을 조기 안착시켜 주력 품목인 플래리스와 스타틴 계열 제품으로 다져온 순환기계 점유율을 강화하고 있다. 엘사반정은 심방세동 환자의 혈류 속도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혈전 생성을 억제해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엘사반정 성분인 아픽사반은 기존에 처방되던 항응고제 와파린 대비 동등 이상의 항응고 효과가 있고 출혈 발생 확률이 더 낮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얼월드데이터에 따르면 아픽사반은 와파린뿐만 아니라 다른 항응고제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이 우수하고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 사용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주 삼진제약 대표는 “엘사반정이 기존 대표 품목인 플래리스정과 함께 매출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열진통제 게보린정은 출시 40년 만에 누적판매 36억 정을 돌파했다. 1979년 출시 이후 ‘국민 진통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기간 판매된 정제들을 10정 케이스 크기(11.8㎝)로 환산하면 지구 둘레(4만여㎞) 한 바퀴에 달한다. 이 같은 기록은 마케팅은 물론 판매로 검증된 품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보린은 다양한 통증에 신속하고 탁월한 효능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진통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게보린의 세 가지 복합 성분은 신체의 통증과 발열 증상을 조절해 빠른 진정 효과를 나타낸다. 두통뿐만 아니라 치통, 생리통, 근육통, 신경통 등의 통증 억제에도 효과적이다. 또 ‘한국인의 두통약’ ‘맞다 게보린’ 등 친근감 있는 광고 문구는 게보린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게보린은 한국소비자포럼과 미국 브랜드 컨설팅사 브랜드키가 공동 조사한 ‘2019 브랜드 고객충성도’에서 진통제 부문 1위 브랜드에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최 대표는 “한국인의 두통약으로 명성을 이어온 게보린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진통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며 “40년간 보내준 신뢰를 잊지 않고, 게보린의 브랜드 파워에 걸맞게 국민 건강 증진과 건강한 삶을 위한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