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올바른 소통 위한 출발점은 '경청'

입력 2019-09-19 17:40
수정 2019-09-20 00:52
인간은 언제나 매일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커뮤니케이션(소통)’은 본능이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김정기 한양대 정보미디어사회학과 교수는 저서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에서 이런 소통 본능이야말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못지않게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가능하게 한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은 여타 동물들에 비해 매우 약한 존재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밀실에서 벗어나 광장의 다른 인간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며 “이런 관계 지향성은 생명을 보존하려는 욕구와 같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타인과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 본질적으로 소통, 관계, 공유, 공감, 공존 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소통은 정보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상호이해를 도모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책을 통해 설명한다.

그가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으로 제시하는 것은 ‘경청’이다. 단순히 듣기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말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하는 경청이 이뤄져야 개인의 언어생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어 ‘남들에게 호감을 얻는 커뮤니케이션 방법’, ‘관계의 첫 시작인 초면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장감 해소법’, ‘나만의 비밀 노출이 가져다주는 긍정적 효과’, ‘소통 과정에서 때론 적극적 논쟁이 필요한 이유’ 등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관계 속 상황들을 주제로 던지고 이에 맞는 이론과 바람직한 방안을 실증적으로 풀어낸다.

책의 전반적인 주제가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효율적인 소통’인 만큼 저자도 독자들과 소통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딱딱한 기존 커뮤니케이션 이론서들과 달리 장마다 주제에 딱 맞아떨어지는 시, 노래, 영화 대사, 대화 장면, 역사적 사건 등을 적절히 배치해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가 보다 쉽고 명료하게 다가온다. (인북스, 376쪽, 1만4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