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는 유럽을 개척해온 정신을 앞세워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이 자동차산업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라 계열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만도가 지난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 연구개발(R&D)센터’를 확대 개편해 다시 문을 연 자리에서다.
정 회장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의 본고장에서 만도의 기술력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조조정과 동시에 미래차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는 격변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주문(呪文)’이었다.
이는 그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좌우명과도 궤를 같이한다. ‘학여역수행주 부진즉퇴(學如逆水行舟 不進則退)’. 배움은 강물을 거슬러 배를 모는 것과 같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되레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재계의 부도옹(不倒翁·오뚝이)’으로 불린 부친 고(故) 정인영 한라 명예회장이 물려준 글귀다. 정 회장은 “사업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퇴보한다”고 했다.
만도는 2010년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R&D센터를 세웠다. 이번에 건물을 증축했다. 1만2000㎡ 규모로, 12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브레이크 전문가인 한스외르그 파이겔 법인장이 이끌고 있다. 만도는 미래차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매출의 5% 이상을 R&D에 쏟아붓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도 들어갔다. 지난 7월 임원을 20% 이상 줄이고 직원 10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