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이번 0.25%P 인하는 보험성"…올해 마지막 금리인하?

입력 2019-09-19 17:18
수정 2019-12-18 00:01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번이 올해 마지막 인하일 것이다.”(씨티그룹)

Fed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다우지수는 오히려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Fed가 내놓은 통화정책 성명서나 Fed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정리한 점도표 등에서 추가 인하 신호를 찾기 어려워서다. 다우지수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자회견을 한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파월 의장의 “경제가 약화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는 발언에 힘입었다. 그가 양적완화 재개 의지를 밝힌 것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날 다우지수는 0.13% 오르며 마감했다.


Fed 내부에서 커진 시각차

Fed 내에서 금리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이번 FOMC 회의에 참석한 열 명 중 세 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가 세 표나 나온 건 2016년 9월 회의 이후 처음이다.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연방은행,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 두 명은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0.5%포인트 인하를 원했다.

Fed 위원들은 점도표에서도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에 대해 다섯 명은 연 2.00~2.25%로 제시해 지금보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다. 다른 다섯 명은 연 1.75~2.00%로 동결을 점쳤고, 일곱 명은 연 1.50~1.75%로 제시해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점도표 상의 올해 말 기준금리 중위값은 연 1.90%로 현 수준과 같았다.

Fed 내부에서 의견이 갈린 것은 최근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개선된 경기 지표가 일부 나왔고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에서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

이 때문에 향후 예측은 더 불투명해졌다. 씨티그룹은 “점도표를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Fed 위원들의 의견이 매우 분열돼 있으며 내년 중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이가 일곱 명에 달하는 건 상당수 위원이 인하 사이클을 되돌릴 생각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0.03% 오른 연 1.76%로 마감했다. 미 달러화도 Fed의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OMC 직후 트위터를 통해 “파월과 Fed가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또다시 실패했다”면서 “배짱도, 감도, 비전도 없다”고 비난했다.

파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 없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그것(경기하강)을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경기하강 국면이 아니라는 얘기며 당장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Fed는 미국 경제에 대해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하고, 경제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증가해왔다”고 평가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2%로 0.1%포인트 높였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좋은 상태”라며 “적당한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번에 금리를 내린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진행 중인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언급한 위험이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과 유럽 등 세계 경제의 하강 가능성이라고 보고 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미국 경제가 불확실성이 큰 세계 경제와 상호작용하면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활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로 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요구를 거절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