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美 인덱스펀드…액티브펀드 처음 제쳤다

입력 2019-09-19 15:52
수정 2019-09-20 03:07
미국 증시에서 인덱스펀드의 자산 규모가 액티브펀드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 등과 연동된 포트폴리오를 짜 안정적으로 시장 평균수익을 내도록 설계한 펀드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을 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를 인용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국의 전체 인덱스펀드 규모가 4조2700억달러(약 5104조3600억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액티브펀드 규모 4조2500억달러(약 5079조1800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WSJ는 “인덱스펀드가 월가의 새로운 왕이 됐다”며 “주가지수를 흉내내는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증시의 거인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인덱스펀드 규모는 5년 전인 2014년 8월만 해도 2조600억달러 수준으로 액티브펀드(3조7800억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5년간 인덱스펀드 규모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반면 액티브펀드는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인덱스펀드는 1976년 잭 보글 뱅가드그룹 창업자가 일반투자자를 위한 지수 연동 뮤추얼펀드를 내놓은 것이 시초다. 투자자들이 최소 비용으로 전체 시장 수익을 나눠갖게 하자는 그의 아이디어는 당시 월가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요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이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인덱스펀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3개 회사는 미국 금융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들 3개 회사는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S&P500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다.

WSJ는 인덱스펀드 자산 규모가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14%가량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인덱스펀드 거래 규모는 전체의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