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끝나자마자 신선식품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과일과 채소 가격은 떨어지는 데 반해 삼겹살 등 육류 가격은 오르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홍로 품종 사과는 도매시장에서 10㎏ 기준 2만9000원에 거래됐다. 추석 연휴 전인 지난 10일(4만3800원)과 비교해 33.7% 내린 가격이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약 40% 떨어졌다.
배 가격도 하락했다. 같은 날 신고 품종 15㎏ 기준 도매 가격은 3만6200원으로, 10일 도매가(4만6400원)보다 21.9% 내렸다.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39% 급락했다.
과일 가격 하락은 수확철과 명절 대목이 엇갈린 탓이 크다. 추석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제철 과일이 완전히 익기 전에 소비가 몰렸고, 수확 시기가 된 지금은 수요가 줄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대목이 지나고 나서야 제철 과일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며 “반면 수요는 추석 전 차례 상차림과 선물용 과일 세트에 몰리면서 추석 이후에는 확 줄었다”고 말했다.
삼겹살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날 소매시장 기준 국내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044원으로, 한 달 전보다 8.1% 올랐다. 지난 2월 평균가 1684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지난 5일 2000원을 돌파했다.
최근 발병이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쌓아놓은 재고 물량이 있어 지금 당장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ASF 확산 여부가 향후 가격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냉장육은 오랜 시간 비축하기 어렵고 지금은 명절 대목이 막 지나간 직후라 재고 자체가 많지 않을 시기”라며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돼지고기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육 기준 도매시장에선 ㎏당 이번주 초 4300원대에서 사흘 만에 6000원대까지 시세가 급등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