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를 3개월 만에 다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8일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를 방문 중인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엔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도 배석해 사우디와 삼성그룹 간 여러 투자 및 사업 기회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삼성물산의 리야드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 국정농단 사건 선고 이후 첫 해외 방문이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 당시 빈 살만 왕세자는 이 부회장에게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 아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신재생에너지 등을 육성하는 국가개혁 정책이다. 예산 규모만 565조원으로, 삼성은 사우디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삼성의 건설 관계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삼성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