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한국전력, 호주 바이롱 석탄 광산사업 '좌초'

입력 2019-09-18 14:31
수정 2019-09-18 15:50

한국전력이 2010년부터 호주에서 추진해온 바이롱 광산 사업이 사실상 좌초됐다. 석탄광산을 직접 개발해 발전자회사 석탄발전소에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18일 호주 독립계획위원회는 한전이 2015년 제출한 호주 뉴스사우스웨일즈 주 바이롱 광산 개발사업 계획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개발허가를 불허한 것이다. 위원회 측은 이 같은 결정 이유에 대해 “광산 개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및 자연 훼손 등 장기적 환경 영향에 중대한 우려가 있다”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의신청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워보인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추가 보완 후 사업허가를 다시 신청할지, 사업을 아예 접게 될 지는 아직 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여년간 추진해온 바이롱 광산 사업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석탄광산을 직접 개발해 발전자회사들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에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전은 2010년 호주 앵글로 아메리칸 사(社)로부터 4억 호주달러(한화 약 3000억원)에 이 광산을 인수했다. 탐사작업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약 7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에서 2021년부터 40년간 연 350만톤의 석탄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올해 2분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이 해외 광산 개발 좌초로 또 다른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 개발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발전자회사 5곳도 사업에 참여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