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위해 마련한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콘서트는 강의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로 강의장이 꽉 찼다. 강의를 들은 참석자들은 “주택부터 수익형 부동산, 토지, 경매, 세법까지 종합선물세트 같은 강연이었다”고 극찬했다.
○분양가 상한제, 전체 시장 영향 ‘미미’
가장 인기를 끈 강연은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에 관한 강연이었다. ‘분양가 상한제를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주제로 하반기 주택시장을 전망한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는 둔촌주공, 반포주공1단지 등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강남 재건축은 이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의 표적이 돼 있어 리모델링 아파트가 오히려 투자로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 리모델링은 이제 본격적인 3기에 진입했다”며 “가구 간 내력벽 일부 철거 허용이 이뤄지면 강남 일대의 ‘나홀로 아파트’들은 충분히 리모델링으로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교통 호재로 인기를 끌 지역도 집어줬다. 신안산선이 들어서는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와 동북선이 들어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별내선(구리·남양주) 등이 교통망 개선으로 수혜를 볼 지역으로 꼽혔다.
김학렬(필명 빠숑)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아파트 원가를 극단적으로 ‘0’으로 만드는 정책이지만, 그럼에도 주택의 ‘프리미엄’이 남아 있는 한 인기 지역으로 몰리는 수요를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3.3㎡당 9000만원에 거래되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건축원가가 1000만원, 프리미엄이 8000만원”이라며 “원가를 0으로 낮춰도 프리미엄 8000만원은 여전히 남아 있어 가치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아파트를 산다면 압구정 현대 아파트처럼 프리미엄이 오랫동안 남을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전용면적 131㎡가 매매가격 28억원, 전세 6억원으로 갭 투자로 사려면 22억원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인기가 많고 여전히 추천하는 건 금, 달러 같은 안전자산처럼 가치가 빠지지 않고 안정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주 44년차인 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원주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라고 덧붙였다.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은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새 아파트가 입주 10년차 이상 아파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차이 난다”며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입지와 시세가 다 역전되고 있으니 데이터를 잘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노원·광진·양천구 등에 재건축 예정 단지가 많아 새 아파트 기대감이 크지만, 재건축 속도가 느리다 보니 영등포·강동·은평·성북구 등 3년 후 입주가 많은 지역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아파트, 직주근접, 학군 등 세 가지가 보장되는 곳이 투자할 만한 지역”이라며 “경기권 중 인천은 재건축, 입주 물량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실전투자 비법 총공개
상가, 토지, 경매 등 부동산 실전투자에 대한 강의에도 참석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부동산 펀드매니저 출신인 민경남(필명 시네케라) KN프로퍼티즈 대표는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멋지게 해도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들에게 기본 투자 원칙을 소개했다. 민 대표는 “현장에 나가기 전 숫자를 전부 계산해야 현장에서 현혹되지 않는다”며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호재가 있는 게 아니라면 숫자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이 적은 투자가 된다”고 전했다.
김종률(필명 옥탑방보보스) 김종률아카데미 대표는 ‘뉴스로 하는 소액 단기 토지 투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어디 개발이 본격화한다는 뉴스를 봤을 때 투자하면 10년 넘게 돈이 묶여 있을지 모른다”며 “계획과 사업시행자가 선정됐을 때 사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3년 시가의 절반 수준에 매입한 강원 평창역세권 토지 매입 사례를 소개하며 “인근에 서울대가 지방 캠퍼스를 짓고 있었는데 그 호재가 발표된 2004년에 성급히 땅을 산 사람들이 10년 동안 지쳐 싼값에 많이 내놨다”며 “개발 호재가 실현되기 5년 전에 땅을 사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좋다”고 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매시장 과열이 지나가고 올해 말부터 경매 물건이 쏟아진다며 좋은 물건을 찾는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강 대표는 “올여름부터 경매시장에 압구정 현대 아파트, 한남더힐 등 강남 고가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시장이 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가 경매에 참여하기 좋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