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한국에서 처음 발생했다. 첫 발생지인 경기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어미 돼지 다섯 마리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7일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ASF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주시에 이어 돼지 4732마리를 키우는 연천군 농가가 이날 오후 ASF 의심 신고를 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천군 농가에 대한 검사 결과는 18일 오전에 나온다.
정부는 ASF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고, ASF 발생 농장 등에서 사육하던 돼지 4700마리를 살처분했다.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1주일 동안 경기 지역에서 다른 시·도로 돼지를 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전파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먹고 남은 음식물이 양돈 농가로 들어가는 걸 막기로 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 발생 여파로 이날 국내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33%나 뛰었다. 증시에서는 하림, 마니커 등 닭고기 관련 종목이 돼지고기를 대체할 ‘ASF 수혜주’로 꼽히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상헌/김보라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