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 중 2명은 놀고 먹는 '니트족'…매년 경제적 손실 49조4000억원 달해

입력 2019-09-17 17:31
수정 2019-09-18 00:53
노동가능연령대(만 15~29세) 청년 중 취업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21.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취업 기회 손실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연 49조4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청년층 니트(NEET)족의 특성 분석 및 비용 추정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니트족은 취업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층을 뜻한다. 한경연은 한국노동패널 조사 자료(2010~2017년)를 사용해 15~29세 청년 중 니트족 비중을 추정했다. 그 결과 2014년 16.2%이던 니트족이 매년 늘어 2017년에는 21.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족으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비용)은 이들이 취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근로소득으로 계산했다. 니트족이 취업해 받을 수 있는 월평균 소득은 2017년 기준 178만4000원으로 추정됐다. 취업자 평균 소득의 85.0% 수준이다. 여기에 고용주가 부담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부담금을 추가한 결과 연간 손실 비용이 49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0년(34조7000억원)보다 42.4% 급증했다.

여성보다 남성 니트족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남성과 여성의 니트족 비중은 각각 17.1%로 같았다. 하지만 2017년에는 남성 24.4%, 여성 17.6%로 차이가 났다. 한경연은 “남성은 여성보다 일자리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취업이 늦어질수록 니트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학력자일수록 니트족 비중은 더 높았다. 2017년 기준 중학교 졸업 이하는 3.3%, 고졸은 23.8%, 전문대 졸업자는 26.7%, 4년제 대학 졸업자는 32.7%였다.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으면 니트족이 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고졸 이하인 경우 니트족 비중은 22.9%, 전문대 졸업 이상인 경우 18.6%였다.

유진성 한경연 국가비전연구실장은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018년 이후에도 21% 이상을 기록해 니트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소득 하위계층에서 니트족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청년 취업 지원정책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니트(NEET)족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다. 미혼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청년을 가리킨다.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와는 다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