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한 체구, 볼품없는 외모, 싸움꾼, 괴짜. ‘흙수저’로 태어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일군 마윈의 어린 시절을 묘사하는 단어들이다. 이제는 중국 최대 갑부, 작은 거인(小巨人)으로 불린다. 무엇이 그를 위대한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그중 하나는 그의 괴짜 기질, 고정관념과 통념에 갇히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상자 밖 생각’일 것이다. 그는 “나는 똑똑한 사람을 이끈 바보”라는 말을 남기고 알리바바 회장에서 물러나 공익사업으로 인생 2막을 열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도 뒤지지 않는다. 인터넷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그는 괴짜 기질을 앞세워 로켓제조회사 겸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모터스, 태양광 발전회사 솔라시티를 설립해 우주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꿈을 이뤄가고 있다. 그의 도전은 ‘화성 식민지’ 건설로 이어진다.
일본 중소기업의 무명 연구원이던 나카무라 슈지는 동료 연구원들이 ‘미쳤다’고 하는 엉뚱한 연구를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 결과 청색 LED(발광다이오드)를 개발, 상용화해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매년 9월 기발하고 황당하기까지 한 엉뚱한 연구를 한 과학자를 위한 ‘괴짜 노벨상’인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린다. 지난 12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신체 위치에 따른 가려움의 강도와 긁었을 때 느끼는 쾌감의 차이’ ‘각국 지폐의 세균 전파력’ ‘웜뱃(작은 곰같이 생긴 호주 동물)은 어떻게, 왜 정육면체 모양의 배설물을 만들까?’ 등과 같은 웃음 뒤에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기발하고 엉뚱한 연구의 주인공들이 수상했다.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받은 과학자도 있다. 미국과학진흥회는 엉뚱한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큰 기여를 한 과학자에게 황금거위상을 준다.
괴짜 기질 즉 엉뚱한 상상, 황당한 발상, 하찮은 호기심, 고정관념을 깨는 대담함, 상식을 뒤집는 기발함은 우리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엉뚱한 상상과 발상을 시도해보자. ‘상자 밖 생각’을 해보자. 문제가 풀리고 새로운 삶이 열릴지 모른다.
문제의 완전한 해결까지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달라지고 새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세상을 바꾼 그 어떤 아이디어도 처음엔 모두 황당했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때로는 괴짜가 되자. 그리고 괴짜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