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여러 질환을 한꺼번에 앓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생활습관병으로도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나쁜 식습관이 있을수록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이해리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내분비내과장은 “대사증후군 환자는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두 배 정도 높다”며 “당뇨병 발병률도 10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대사증후군은 뇌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 단계다. 체지방 증가, 혈압 및 혈당 상승, 혈중 지질이상 등이 한꺼번에 나타난 상태를 의미한다. 공복 혈당이 100㎎/dL보다 높은 내당능 장애,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이 한 사람에게 모두 나타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대개 비만과 연관된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반응이 줄어 근육과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서 인슐린 분비를 늘려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몸속 염분과 수분이 증가한다.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고 지방이 많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중성지방 혈중 농도가 높아져 고지혈증 등 이상지질혈증이 생기기도 한다.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도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질환을 방치하다 다른 심각한 질환이 생긴 뒤에야 후회하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대사증후군은 뇌심혈관계 질환, 당뇨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갑상샘암, 대장암, 유방암 등 각종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검진해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5㎝ 이상인 복부비만이라면 대사증후군이 위험한 단계다. 중성지방 150㎎/dL 이상인 고중성지방혈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성 40㎎/dL, 여성 50㎎/dL 이하일 때, 혈압 130/85㎜Hg 이상, 공복혈당 100㎎/dL 이상이라면 대사증후군에 해당한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1주일에 최소 세 번 이상 꾸준히 운동하고 매일 7~8시간 정도 충분히 잠을 자야 한다. 짜게 먹거나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이 높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음주, 흡연은 삼가야 한다. 이 과장은 “평소 혈당 이상, 고혈압, 콜레스테롤 이상 등 문제가 있다면 꾸준히 추적관찰해야 한다”며 “건강한 사람이라도 정기적으로 검진받아 대사증후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