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근육량 적으면 인공관절수술 후 혈전 위험 3배 ↑"

입력 2019-09-17 16:23
수정 2019-09-17 16:24
허벅지 근육량이 적으면 인공관절수술 후 혈전이 생길 위험이 세 배 넘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전이 생기면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져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인공관절수술(인공슬관절전치환술)을 받은 환자 315명을 대상으로 혈관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정맥혈전색전증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관절염은 가장 흔한 만성 관절질환이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성인 12.5%가 골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70세 이상 고령층은 36%에 이른다. 관절염이 심하면 인공관절을 이용한 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수술받은 뒤 하지 혈류 속도가 줄고 혈액이 쉽게 응고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혈전색전증 같은 질환이 생기기 쉽다. 혈전색전증은 이전에는 서구권에서 환자가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정형외과 수술 증가, 고혈압, 복부비만 증가 등으로 아시아권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연구팀은 심부정맥혈전증과 근육량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혈관조영CT로 몸속 근육량을 재는 방법을 개발해 근육량에 따라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허벅지 근육량이 가장 적은 그룹은 근육이 많은 사람보다 허벅지 근육 속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이 2.97배 높았다. 이 교수는 “아직 근육량과 정맥혈전색전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심부정맥혈전증은 뇌경색, 폐색전증, 심근경색 등 치명적 상황으로 이어지는 시한폭탄”이라고 했다.

그는 “정맥혈전색전증은 뇌경색, 폐색전증, 심근경색 등의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술 후 합병증”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조기 보행, 간헐적 기계적 압박치료,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복합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했다. 인공관절 수술 후 심부정맥혈전증 유병률은 10~40%, 폐색전증은 1%로 비교적 많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근육량도 혈전색전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혈관 건강을 위해서도 체내 근육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