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은 되레 毒…"건강사회 위해 창업"

입력 2019-09-16 17:47
수정 2019-09-17 03:16
안정된 직업(체육교사)을 가졌지만 가슴속엔 다른 꿈이 싹텄다. 창업을 위해 틈날 때마다 운동생리학을 공부했다. 한 대기업 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하자 자신감이 붙었다. 교직을 떠난 지 3년, ‘죽음의 계곡’이라는 창업 성장통도 견뎠다. 운동부하검사 스포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피트(FITT)의 홍석재 대표(37·사진) 얘기다.

홍 대표는 16일 “운동은 오래 힘들게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작용을 미리 막아주는 검사가 피트”라고 소개했다. 사전 운동검사가 중요한 데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게 안타깝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운동부하검사는 운동할 때 심장기능과 혈압 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해 운동성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위험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다. 병원에서 수십만원을 내는 게 부담이다 보니 대다수가 검사 없이 운동한다. 그래서 멀쩡히 운동하다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도 많다. 홍 대표는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심하게 운동하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줘 위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일반인은 물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운동 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트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운동검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신체 정보와 함께 일정 거리를 주파한 속도 등을 입력하면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는 게 신체에 가장 좋은지 분석해 준다.

기술강국 독일도 피트에 주목했다. 국가기관인 독일올림픽트레이닝센터가 2017년 공식 파트너사로 지정했다. 홍 대표가 독일로 날아가 수없이 설득한 끝에 얻은 성과다. 국내에선 삼성썬더스농구단 등 프로스포츠 구단과 거제 한화리조트 등이 주요 고객이다.

기업·개인 간(B2C) 시장으로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최근 지점 49개, 회원 10만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직영피트니스센터인 고투(GOTO)와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도 피트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대 1억원의 지원금과 서울 R&D캠퍼스 전용 업무공간 등을 제공하는 사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더’ 1기로 선정했다. 홍 대표는 “100세 시대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술을 고도화해 제대로 된 100세 시대를 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