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학술원상을 타서 기쁘지만 학자들의 이론 연구가 실무에 연결되지 않으면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 연구에 더욱 매진할 테니 실무자들도 학자들 연구를 어떻게 적용할지 깊이 고민했으면 합니다.”
올해 대한민국학술원상(사회과학 부문)을 수상한 김영환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론가와 실무자의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대한민국학술원이 국내 학술연구 진흥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우수하고 독창적인 연구 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김 교수를 비롯해 5명의 학자가 수상자로 선정돼 17일 오후 서울 반포동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김 교수는 법학자로서 저서 <독일과 한국에서의 법철학과 형법>에서 한국의 법학이 독일 법학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분석·검토하고 한국의 법학과 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독일은 판결을 내릴 때 법 교과서가 직접 인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체계가 없어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법학방법론(법의 해석과 적용에 대한 이론) 연구를 지속해 판사들의 판결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이종은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도 김 교수와 함께 사회과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정의에 대하여> <사회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저술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발전에 필요한 사회정의론을 제시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존 롤스의 정의 이론에 초점을 두어 선, 정의, 공동선 그리고 올바름의 관계를 고찰했다.
자연과학기초 부문에서는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와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교수는 원자번호 49번인 인듐으로부터 유기인듐 화합물을 합성한 후 이를 이용한 독창적인 촉매 짝지음 반응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 교수는 미생물 유전체 연구에 매진해 유전변이와 적응도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생명진화의 원리 규명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과학응용 부문은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수상했다. 윤 교수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셀룰러 스프레이 콘크리트 기술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 트랙 시공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1955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257명이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1억원이 각각 주어진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