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방해" vs "정치 투쟁"…檢 공보준칙 개정 놓고 격돌

입력 2019-09-16 17:30
수정 2019-09-17 01:08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찰 수사내용 공개 금지’를 놓고 여야가 맞부딪쳤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꼼수”라며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국회로 불러 따지려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도외시한 야당의 정치 투쟁”이라며 김 차관 출석을 막았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김 차관을 불러 공보준칙 개정 추진 배경과 수사외압 의혹 등에 대해 질의하려고 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에서 (조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설명을 듣기 위해 김 차관을 불렀다”며 “원래 김 차관이 온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절대 나가면 안 된다고 못 박더라’고 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법무부 공보준칙 개정은 피의사실 공표를 막기 위해 기소 전 사건에 대해 검찰과 언론의 접촉을 사실상 차단하는 내용이다. 한국당은 조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피의사실 공표 차단을 빌미로 자신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 위원장은 “법무부 차원에서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 시도하고 있고, 그 한가운데 조 장관이 있다”며 “조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가 의심될 경우 해당 수사를 맡은 검사를 감찰하겠다는 얘기까지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이번주 중 법사위를 열어 김 차관에게 강력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한국당의 비판을 ‘정쟁’으로 규정하고 조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힘을 실어주려 하고 있다. 18일 당정 협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한국당은 국민을 도외시한 정치투쟁과 정쟁을 멈춰야 한다”며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민생을 국회가 책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공보준칙 개정 방침을 밝힌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정 협의는 추석 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면서 “피의 사실 공표는 오래전부터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으로 거론돼온 문제이며 현재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조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 서명도 이날부터 시작됐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반대하는 모든 의원의 힘을 모아 조국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요구서 서명 날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