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16일 오후 3시22분
코스닥 상장 신기술사업금융사인 리더스기술투자(옛 제미니투자)가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걸그룹 ‘걸스데이’ 소속사 지분 투자 실패 등으로 재무 안정성이 나빠지자, 자금 투입을 약속했던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어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더스기술투자는 당초 올 1~8월 모두 46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발행을 계획했으나, 이날 현재까지 30% 수준인 13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자금 조달 계획 중 가장 규모가 큰 200억원어치 BW의 공모는 두 차례 일정이 늦춰졌고 110억원 규모의 사모 CB 발행도 세 차례 미뤄진 탓이다. 리더스기술투자는 BW와 CB 공모 납입 일정을 각각 오는 26일, 30일로 다시 잡았다.
IB 업계에선 리더스기술투자가 재무 안정성 악화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BW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채무불이행 위험이 상존한다’는 뜻의 ‘B-’(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금융감독당국이 까다롭게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면서 공모에 앞서 신고서 내용을 다섯 차례나 수정했다.
CB 인수 의향을 보였던 투자조합의 변심도 잇따르고 있다. 당초 지난 4월 발행하려던 ‘제6회 사모 CB’는 페어몬트3호조합과 발행 조건을 협의하다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지난달 발행한 ‘제4회 CB’는 투자자가 발을 빼면서 최대주주인 리더스에셋홀딩스가 대신 인수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2018 사업연도(2019년 3월까지)에 드림티엔터테인먼트에서만 약 40억원의 손실(관련 조합 출자지분·대출 포함)을 인식하는 등 3년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다. 걸스데이 소속사인 드림티엔터는 코넥스 상장사로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 정지됐다. 이로 인해 리더스기술투자가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걸스데이 멤버는 2월에 소진을 시작으로 혜리, 유라, 민아까지 모두 계약 만료 후 다른 소속사로 이동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계획했던 직접투자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투자조합 결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기술사업금융사로서 이익을 낼 수 있는 투자조합 결성이 안 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