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치매안심병원이 경북 안동에 문을 열었다. 집에서 돌보기 힘든 치매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시설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경북도립 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2017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한 지 2년 만이다. 국내 치매환자 치료시설은 크게 요양원 등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런 기관은 거동이 불편한 치매환자나 경증 치매환자를 돌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거동이 자유롭지만 폭력 망상 등 행동심리증상(BPSD)을 보이는 환자는 사실상 치료 사각지대에 있었다. 치매안심병원은 이들을 돌보기 위한 곳이다.
이날 문을 연 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은 전체 361병상 중 133병상을 BPSD 환자를 위한 병동으로 운영한다. 치매환자를 위한 집중 프로그램은 물론 간호사 한 명당 4.5명(일반병원은 2.5명)의 입원 환자를 돌보며 근무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달 대전시 제1노인전문병원, 경북도립 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이 치매안심병원으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는 BPSD 환자 치료시설을 늘리기 위해 2017년 하반기부터 치매전문병동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55개 공립요양병원이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하면 기관당 평균 17억원(지자체 50% 부담)의 설치 지원금을 받는다. 올해까지 27개 공립요양병원이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시설과 인력 기준을 높이면 치매안심병원 자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치매안심병원에 대한 지원은 없어 시설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매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바꾸려면 인력을 충원하고 시설도 보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해 치매안심병원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