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발주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들은 17일 열리는 세계 최대 가스 박람회인 ‘가스텍 2019’에 참석해 고부가가치 LNG선 수주에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캐피털해운과 총 14척의 LNG 추진 VLCC를 공급하는 건조의향서(LOI)를 맺었다. 본계약 전에 도크를 미리 잡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사전계약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따낸 선박은 30만DWT(최대적재량) 규모다. LNG를 연료로 쓰는 원유 운반선 중 가장 크다. 지금까지는 17만DWT급이 최대였다. 척당 가격은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다. 14척을 모두 수주하면 금액으로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LNG추진선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인 ‘IMO 2020’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IMO 2020에 따라 170여 개 IMO 회원국 항구에 입항하는 배는 연료 중 황산화물 비율을 3.5%에서 0.5%로 낮춰야 한다. LNG는 기존 선박용 중유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황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LNG선이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사진)과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은 17~1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가스텍 2019’에 참석한다. 1년 반 주기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스산업 박람회다.
조선 3사 CEO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정유회사와 해운회사 등 LNG 관련 업계 ‘큰손’들과 만나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가 사장은 최근 “올해 남은 기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선 빅3는 글로벌 선박시장의 부진으로 올해 수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LNG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 159억달러 가운데 지난달까지 36%인 63억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대우조선은 목표 83억달러 중 36%인 30억달러를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총 42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78억달러)의 54%를 달성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