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수소경제' 전쟁…글로벌 표준 선점 노력할 것"

입력 2019-09-15 16:51
수정 2019-09-16 01:48
문재도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회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사진)은 “한국이 수소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 뒤처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갈라파고스처럼 남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수소 에너지 확산을 위해 2017년 설립된 민관협의체다. 5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직을 신설하고 문 회장을 선임했다. 문 회장은 산업부 산업자원협력실장, 제2차관 등을 지내고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일했다.

문 회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 수소에너지산업은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등 한국 제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폭이 큰 것이 한계”라며 “남는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저장하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기 단계인 수소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관련 산업을 직접 육성하는 ‘수소 굴기’를 추진 중이다. 일본 역시 2014년 일찌감치 ‘수소사회 진입’을 선언하고 관련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부는 올초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문 회장은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표준모델을 구축했듯이 초창기 수소산업에서 주도권을 쥐는 나라가 수소연료전지 등 국제 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5월 강원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 이후 생긴 수소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다. 정부는 실험을 위해 제작된 별도 용기에서 발생한 사고로, 수소차 수소충전소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광주 강릉 등 곳곳에서 수소충전소 건립 계획이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문 회장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였지만 혹독하게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수소산업의 안전성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수소에너지는 항공 우주선, 해저잠수함 등 가장 극한의 상황에서 활용될 정도로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문 회장은 “수소경제 관련 법안 8개가 국회에 상정돼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법 제정이 이뤄져 수소경제 로드맵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