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 4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2명(55%)은 분양가 상한제 전에 청약하라고 답변했다. 다수 전문가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에 청약통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조언한 이유는 날로 치솟는 청약 경쟁률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뒤에는 분양가 인하 효과로 서울 인기지역 청약 당첨 가점이 70점대를 웃돌 것”이라며 “청약 점수 50점대인 예비 청약자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청약 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예고된 이후 지난달 대우건설이 서울 사당동에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청약 경쟁률은 204 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 관리지역’ 대상에 올라 시세 대비 2억~3억원 저렴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뒤에는 HUG의 분양가보다 분양가가 낮아지는 만큼 당첨 가점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기가 없는 타워형이나 서향 등을 선택해 높은 경쟁률을 피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청약 당첨 점수도 크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 8월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당첨 평균 가점은 67점으로 7월 분양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58점), ‘e편한세상백련산’(57점) 대비 10점 이상 높았다. 일부 전문가는 결과가 불확실한 ‘로또 청약’에 매달리기보다 대출을 끼고서라도 신축이나 구축 아파트를 구매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 결과 ‘무리하지 않고 구축을 매수한다’(7명), ‘대출을 받아 신축을 매수한다’(6명) 등의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 청약시장이 지역에 따라 양극화 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등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과 비규제지역이 과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