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거센 조국 압박…주초 부인 소환 가능성

입력 2019-09-15 15:16
수정 2019-09-16 02:59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 조 장관의 5촌조카 조모씨를 지난 14일 새벽 체포해 밤샘 조사하는 등 추석 연휴에도 수사를 이어갔다.

조씨를 상대로 조사가 시작되면서 조 장관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검찰은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구실과 자택에서 확보한 PC의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 초에 정 교수를 소환조사할 전망이다.


檢, 조씨 구속수사 불가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체포해 이틀 연속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으며,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께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했다. 필리핀을 거쳐 괌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자진귀국 형식으로 이날 국내에 들어왔다. 법조계에선 조 장관이 재임하는 동안 수사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조씨가 입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의 상세한 귀국 경위와 배경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조씨가 귀국한 직후 그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경위 및 조 장관과 정 교수가 펀드 운용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으나 아직 캐물을 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사실상 ‘가족 펀드’라는 의혹 △정 교수가 자녀에게 ‘편법 증여’를 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의혹 △코링크PE의 투자를 받은 업체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장관의 영향력을 행사해 다수의 관급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 등 각종 의혹에 개입한 ‘키맨’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구나 조씨는 해외에 머무는 동안 사모펀드 관계자들과 통화해 ‘말맞추기’를 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또 아직 해외에 체류 중인 우모 전 WFM 대표의 귀국을 여러 경로로 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FM은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업체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정 교수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지급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정 교수가 조씨를 통해 사모펀드에 가입하면서 코링크PE의 투자처 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평가했다. 조 장관 측은 투자처 정보 등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귀국한 14일 오후 코링크PE의 이모 대표와 코링크PE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의 최모 대표를 재소환하기도 했다. 15일엔 정 교수의 동생인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를 불러 사모펀드에 투자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정경심 이르면 이번주 초 소환

검찰은 연휴 기간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한국투자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정 교수의 서울 방배동 자택 하드디스크 분석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정 교수가 동양대 사무실에서 PC를 반출할 때 도운 인물이다. 검찰은 이후 김씨로부터 정 교수 자택에 있는 PC의 하드디스크 교체도 도왔다는 진술을 듣고, 그가 별도로 보관 중이던 정 교수의 하드디스크 두 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정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조씨의 신병 확보를 결정지은 뒤 정 교수를 부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주 초 정 교수가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사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는 14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과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