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긁을 때마다 펀드 자동투자 '쏠쏠'

입력 2019-09-15 15:31
수정 2019-09-16 09:46
직장인 김다은 씨는 요즘 카드를 한 번 긁을 때마다 2000원씩 펀드 투자를 하고 있다. 하루에 다섯 번 결제한 날엔 총 1만원이 다음날 펀드 투자금액으로 들어간다. ‘오늘 카드를 너무 많이 쓴 걸까’ 하는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4일 출시한 ‘자동 소액투자 서비스’를 활용한 것이다. 고객이 신한카드를 사용한 내역에 따라 일정 금액이 다음날 신한은행 펀드에 투자되는 서비스다.
요즘 금융권에는 고객이 큰 결심을 하지 않고 부담없이 소액을 투자할 수 있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투자 방식이 뜨고 있다. 대부분 핀테크(금융기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여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푼돈 모아 큰돈 만든다

신한금융의 자동 소액투자 서비스는 통합 모바일 플랫폼 ‘신한플러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정액 투자’와 ‘자투리 투자’ 중 투자 약정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정액 투자는 카드 결제 횟수 1건당 펀드 투자금액을 설정하는 형태다. ‘1건당 3000원’을 약정한 고객이 하루에 세 번 카드를 결제했다면 다음날 9000원이 펀드에 입금된다. 자투리 투자는 카드 결제 설정액과 실제 결제액과의 차액이 펀드로 입금되는 구조다. 설정 단위는 1000원이나 1만원으로 할 수 있다. 설정 단위를 1000원으로 하고 7100원을 카드 결제했다면, 기준은 8000원이 된다. 8000원에서 7100원을 뺀 잔돈 900원이 펀드에 투입된다. 이때 모든 카드 이용금액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가입 때 등록한 신한카드에 대해서만 집계한다.

투자하는 펀드 상품은 신한은행에서 판매하는 국내 펀드 200여 종 중 고를 수 있다. 기존 펀드 투자자가 기존 상품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다음달엔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잔돈을 모아 아마존, 애플 등 해외주식을 최소 0.01주부터 소수점 단위로 투자하는 게 가능해진다.

방법은 가지각색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하는 형태의 서비스는 다른 금융사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행의 ‘IBK 평생설계 저금통’도 카드 결제를 할 때마다 가입자가 미리 정한 금액이나 1만원 미만의 잔돈을 적금이나 펀드로 자동이체해주는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잔돈모아올림 적금’도 잔돈을 쌓는 재테크 방법의 대표적인 예다. 자신의 보통예금 계좌에서 1000원 미만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하는 적금이다. 가입 기간은 최대 2년이며, 금리는 연 2.8~3.0%다.

간편송금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물건을 구매한 뒤 1000원 미만 잔돈을 ‘토스머니’ 계좌에 저축한 뒤 체크카드처럼 사용하는 ‘토스카드’를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잔돈 투자 상품은 대부분 최소 투자금액의 제한이 없어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의 주목도가 높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