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직전 코스피지수는 기관투자가의 ‘사자’에 힘입어 2050포인트에 근접했다. 코스닥지수도 630선 위로 올라섰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의 요인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후 한 달여 만에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의 ‘안개’는 아직 걷히지 않았다.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홍콩 시위 등 대외변수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시장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다음달 초부터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한국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는 3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하지만 지난 8월 초와 같은 급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간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미국 FOMC의 벽만 잘 넘으면 코스피지수는 연말에 2170~225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강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역대 재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 중 경기침체를 겪었던 대통령은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부터 지지율 회복을 위해 중국과 스몰딜(소규모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폈다. 이종원 파트너는 “코스피지수는 2100선에서 돌파와 저항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방망이를 짧게 쥐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실적개선주나 배당주로 투자를 압축하라는 의견이 많다. 맥주 신제품 ‘테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트진로, 5세대(5G) 이동통신 유망주로 꼽히는 케이엠더블유, 연내에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한국조선해양 등이 대표적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