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산층 감세 카드를 꺼낼 계획이다. 지난해 법인세 감세에 이은 ‘감세 2탄’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3일 트럼프 정부가 2020년 중반께 중산층 대상의 감세 정책을 내놓으려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감세 2.0’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감세 방법과 감세액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감세책은 중산층 표를 겨냥해 내년 11월 대선이 이뤄지기 수개월 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공화당 연찬회에서 “(추가 감세는) 내 생각에는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될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중산층을 위한 상당한 감세”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의 한시적 인하 등 다양한 감세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 경제는 현재 최고 상태이며 결코 경기 후퇴는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대규모 감세 공약을 내걸었다. 2017년 집권 후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는 올 중반부터 법인세 감세에 이어 소득세 감세를 계속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후퇴 우려에도 미국 글로벌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3분의 2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점쳤다. CNBC가 ‘CNBC 글로벌 CFO 카운슬’ 소속 62명의 CFO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전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예상한 경영자는 약 25%에 그쳤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65%의 CFO는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CNBC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없고,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성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