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삭발쇼라고 비웃는 구태 정치인들 전부 다 쓸어버리고 싶다"

입력 2019-09-13 11:18
수정 2019-09-13 11:19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삭발을 '쇼'라고 비판하는 일부 의원들을 향해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언주 TV'에서 "이렇게 삭발하면서 호소해도 조롱을 한다. 쇼라고 비웃는다"며 "쇼라고 비웃는 구태 정치인들, 그 나이 먹도록 대한민국 정치 이 따위로 만들고 당신들 이때까지 뭐 했나. 제 감정 같아서는 전부 다 쓸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당 23분의 영상을 통해 삭발까지 결심한 이유를 소상히 밝혔다. 발언 중간마다 그는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일 '눈물의 삭발식'을 한 이유에 대해 "우리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주자. 우리 결기를 보여주자. 좌절하는 국민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 끝에 삭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영상에서 "(정부·여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렇게 후다닥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 강행하면 야당이 아무것도 못 할 줄 알고 '너네들이 잘해봤자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절대로 이대로 넘어가선 안 된다. 절대로 니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하지 않다. 국민들이 좌절하고 희망을 잃고 분노가 끓어오르면서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나라도 그 분노를 대신 표출해주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마음을 대신 표출해야겠다. 설마 이렇게 내가 삭발을 하고 메시지를 던지면 대통령이나 조국(법무부 장관)도 듣고 있겠지"라며 "(시간이) 더 지나가면 우린 바보가 된다. 임명을 강행해도 그냥 성명 내고, 피켓 들고 이런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얼마나 무력해 보이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뭔가 충격을 주자. 우리에게 희망을 주자는 생각에서 삭발했다"며 "이대로 주저앉지 말자. 반드시 제대로 된 정의를 바로 세우자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국 사태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다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이 세력에 대한 환상이 다 깨졌지만, 거짓말로 가득 차 있고 양심을 저버리는 데도 그것이 통용되고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한편으론 이번 조국 사태를 통해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던 희뿌연 안개가 걷히는 듯한 그런 상황을 경험했다.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조국 사태'가 매우 큰 분기점이 되고 있다"며 "그동안 국민들 마음속에는 탄핵 이후 왠지 모르게 보수는 썩은 집단, 나쁜 집단이고, 저쪽은 능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훨씬 더 도덕적이고 깨끗하고 개혁적이다는 고정 관념이 박혀 있었다"면서 "그러나 '조국 사태'로 다 깨졌다. 이놈들도 나쁜놈이구나. 어쩌면 더 썩은 놈이구나. 지금까지 뭔가 잘못 생각했구나. 이런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굳이 삭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집회를 열든, 글을 쓰든, 강단에서 강의하든"이라며 "추석 명절 때 (가족들과) 대화할 때도 진심으로 우리나라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 외교, 국방 모두 엉망이고 추락하고 있다. 이제는 양심까지 버렸다(고 하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타살됐다"고 선언한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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