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나란히 구치소에서 명절을 보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추석 명절을 보내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올해 추석도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홀로 지낸다. 2017년 3월 구속 이후 5번째로 홀로 맞는 명절이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보석 석방이 허가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추석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앞서 형집행정지를 신청하며 구치소를 나가려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불허하면서 무산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옛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와 별개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 등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뇌물 혐의를 분리해 선고해야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전체 형랑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번째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접수받고 심사에 들어갔던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가 '형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상태' 또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결수로 전환되자마자, 지난 4월에도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불허됐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어깨가 타는 듯 하다"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추석 연휴가 끝나면 외부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기로 결정됐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 치료에 최선을 다했으나 어깨 통증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최근 서울 소재 외부 병원에서 정밀 검사한 결과 좌측 어깨 부위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과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고려했다"며 16일 입원 사실을 알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건부 보석 석방으로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받고, 접견과 통신 대상도 제한됐지만 배우자와 직계 혈족 및 그 배우자, 변호인과의 접견은 허용돼 가족들과 명절나기가 가능해 졌다. 다만 가족들과 함께 성묘 등 집 밖 활동은 불가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15년 형량을 선고받았다.
1심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을 전후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 받은 수십억원의 돈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의 선임과 김 전 의원의 공천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도 인정했다.
2007년부터 삼성 측에서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신 내 준 67억원에 대해서도 대통령 취임 후 건네진 돈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됐다.
이와 더불어 300억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을 통한 국고손실 등 혐의도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삼성의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새로 발견된 51억원이 공소사실에 뇌물 액수로 추가됐다.
앞서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뇌물이나 제삼자뇌물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이에 대한 형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이명박 대통령도 2심에서 형량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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