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우리 가족 혜택받은 층에 속해, 합법·불법 떠나 실망 드린 점 인정"

입력 2019-09-11 16:40
수정 2019-09-11 16:41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딸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청년들에게 사과했다.

조 장관은 11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청년시민단체 청년전태일과 비공개 대담을 했다.

이날 조 장관은 딸의 입시 혜택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모두발언에서 그는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겸허히 인정한다"면서 "오늘은 제가 말할 자리는 아니고 청년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라고 했다.

현장에는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세상을 떠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청년 건설노동자, 무기계약직 치료사,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대담에서 이상현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회장은 "'만약 나의 부모님이 장관님 정도 되는 사회적 지위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출발선이 다르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개인의 노력 여부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가 이렇게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정과 비리가 없어도 현재 대학입시는 공정한 룰이 아니다. 부모가 가진 사회적 지위와 재산 때문에 더 좋은 기회와 스펙을 가져 출발선 자체가 달리는 것 자체가 바로 특권"이라며 "특권의 대물림인 자사고·특목고를 폐지하고,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 제주 특성화고 실습생 사망사건, 태안화력 김용균 씨 사망사건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줄지 않고 있다. 딸을 사랑하는 만큼 공직자로서 이 청년들을 사랑할 생각이 있는지, 산업 현장에서 청년들이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담은 앞서 청년전태일의 대담 요청에 응하지 못했던 조 장관이 이를 다시금 역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청년전태일은 지난달 29일 당시 조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요구했으나 조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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