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e스포츠…상장社 나오나

입력 2019-09-11 16:09
수정 2019-09-12 00:32
결승전 시청자 수 9960만 명. 지난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온라인게임 경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세운 기록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게임방송과 인터넷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로 실시간 경기를 관람하면서 2017년 미국 슈퍼볼 결승전(1억1200만 명)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e스포츠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알아본 국내 투자은행(IB)업계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e스포츠팀 운영사인 스틸에잇의 기업공개(IPO) 주관 작업을 맡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시장 성장에 따른 과실을 기대하고 최근 글로벌 e스포츠팀 사업자인 젠지(Gen.G) 투자에 발을 담갔다.

첫 상장 게임단 나오나

국내 최대 e스포츠팀 운영사인 스틸에잇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들어갔다. 내년 중 IPO를 완료해 아시아 유일의 상장 e스포츠팀 타이틀을 얻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스틸에잇은 2014년 프로게이머 출신인 서경종 대표와 홍진호 씨, 프로그래머 이두희 씨가 공동창업한 e스포테인먼트(e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사업자다. 창업 초기엔 ‘콩두컴퍼니’란 이름을 쓰다 지난해 8월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 ‘그리핀’이란 브랜드로 e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소속 프로게이머들은 인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4개 게임 종목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e스포츠팀 운영 외에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도 병행 중이다. 개별 프로게이머들의 인터넷방송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65억원이었다.

서 대표는 “IPO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인정받는 게 글로벌 대형 스폰서와 협업해 팀을 운영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42%는 기업들이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스폰서십에서 나온다. 전문 조사기관들은 올해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1조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 사업도 ‘관심’

국내 굴지의 벤처캐피털(VC)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한국과 미국, 중국에 사무실을 둔 글로벌 e스포츠기업 젠지에 투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젠지엔 다수 한국인 선수가 뛰고 있으며 e스포츠 시장이 앞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젠지는 지난 4월 VC 드리머스로부터 4600만달러(약 548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주목받은 회사다. 드리머스는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와 일본 축구선수 혼다 게이스케가 공동 설립한 VC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DS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오피지지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오피지지는 e스포츠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비스하는 업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