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락의 IT월드] 넷플릭스 타도 나선 애플·디즈니…애플TV+ 월 4.99달러

입력 2019-09-11 14:54
수정 2019-12-10 00:01

“애플이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서비스 ‘애플TV+(플러스)’를 발표하는 순간 넷플릭스의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애플이 애플TV+ 서비스를 오는 11월 1일부터 100여 개국에 선보인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 행사를 열고 새로운 아이폰·아이패드와 함께 애플TV+ 서비스의 구체적 일정과 요금 등을 공개했다.

애플TV+의 이용료는 넷플릭스의 반값 수준인 월 4.99달러(약 6000원)이다. 맥 컴퓨터나 아이폰, 애플TV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에게는 첫 1년간 무료로 제공된다. 앞서 가격을 올린 넷플릭스는 가장 저렴한 베이직형 이용료가 월 8.99달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탠더드형은 월 12.99달러다. 또다른 경쟁사인 디즈니+ 서비스는 월 구독료가 6.99달러다. 애플이 다른 회사에 비해 가격을 크게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TV+ 앱(응용프로그램)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TV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맥 컴퓨터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비지오 등의 스마트TV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또 로쿠, 아마존 파이어 TV 등에도 서비스된다. 애플은 이날 정확한 한국 서비스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애플이 애플TV+ 서비스를 발표하자 넷플릭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주가는 2.16% 떨어진 287.99달러에 마감했다.


애플TV+에는 리즈 위더스푼과 제니퍼 애니스톤 주연의 ‘더 모닝쇼’ 등 자체 제작 드라마와 TV쇼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애플의 이번 발표로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AT&T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 등과의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디즈니는 훌루, ESPN+, 디즈니+ 등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3종 세트를 월 12.99달러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만 시청하면 한 달에 6.99달러만 내면 된다. 역시 넷플릭스보다 가격을 낮춰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즈니는 오는 11월12일 디즈니+를 선보이기로 했다. 디즈니+는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한 드라마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2019년 개봉한 모든 디즈니 영화들을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내년에 개봉하는 ‘겨울왕국2’ 등도 독점 제공한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디즈니의 12.99달러짜리 묶음 상품은 넷플릭스 등 경쟁사의 단일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과 같거나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묶음 상품이 아닌 개별 서비스로 이용할 경우 디즈니+는 월 6.99달러, 훌루는 5.99달러, ESPN+는 4.99달러 등이다.

ESPN+는 미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 스포츠 채널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포츠 콘텐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을 위협할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디즈니는 2021년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지역 등지로 디즈니+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 말까지 최소 6000만~9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