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북핵수석대표 긴급 통화…이도훈 본부장 내주 訪美 검토

입력 2019-09-10 17:28
수정 2019-09-11 01:56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10일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 정세를 협의했다. 북한이 이달 하순께 미국과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미사일 도발을 한 상황에서 미·북 실무협상의 전략과 관련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한반도 정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전날 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북·미 실무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와 실무협상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달 21일 비건 대표의 방한 당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다. 당시 비건 대표는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다음주 후반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비건 대표와 만나는 방향으로 출장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수행하기 위해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총회는 이달 17일 개막한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이고리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를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국 정부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비건 대표와의 만남에선 최근 방러 결과를 설명하고 비핵화 협상 전략을 조율할 예정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