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있는 ‘백동자도(百童子圖)’는 화려한 전각이 있는 정원에서 남자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그린 총 10폭의 병풍 회화다. 원형이 훼손된 병풍은 그동안 5폭씩 두 개로 나뉘어 보관했다. 2013년부터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보존 처리를 지원하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 작품을 보수해 10폭의 원래 모습으로 복원했다.
문화재청은 백동자도를 비롯해 해외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 중 국내에 들여와 보존 처리를 마친 작품을 공개하는 ‘우리 손에서 되살아난 옛 그림’ 전시를 1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다.
전시작은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클리블랜드미술관,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독일 로텐바움박물관,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등 4개국 6개 기관이 소장한 한국 회화와 자수 병풍 12점이다.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품인 조선 초기 회화 ‘산시청람도(山市晴嵐圖·사진)’는 중국 후난성 소수와 샹강이 만나는 호수 풍경을 묘사한 소상팔경도 중 하나로, 안개 낀 도시와 산촌을 묘사했다. 이번에 변형됐던 이전 장황(裝潢)을 제거하고 족자 형태로 새롭게 장황했다.
동아시아박물관 유물은 소나무와 표범, 까치를 그린 민화인 ‘표작도(豹鵲圖)’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난초도’다. 난초도는 검은 비단에 금색 안료로 그렸는데 보존 처리 과정에서 구리 성분 안료가 확인됐다.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의 ‘자수 화초길상문’은 8폭 중 4폭이 낱개 형식으로 있었는데 보존 처리를 통해 병풍 형태로 되돌렸다.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이 소장한 20세기 초반 회화 다섯 점은 홍재만, 송염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장황 없이 전해지던 것을 보존 처리를 통해 족자 형태의 장황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