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시장에서 탄생한 대만 최고의 유통기업

입력 2019-09-10 16:55
수정 2019-09-10 16:56
1975년 대만 남부 타이난의 한 야시장에서 자그마한 액세서리 가게로 출발한 포야는 40여 년이 지난 지금 대만 전역에서 200개 직영점을 운영하는 생활용품 전문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2002년 대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무려 26배 올랐다. 배당 재투자분까지 포함하면 54배에 달한다. 포야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포야 고객의 80% 이상은 20~40대 여성이다. 여성들이 자주 찾는 액세서리, 뷰티제품, 생활용품, 의약품 등을 취급한다. 스타킹만 해도 수백 종을 한 곳에서 고를 수 있다. 현지 공장에서 대량 주문 제조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크게 낮췄다. 이렇게 마진율이 높은 상품 비중을 늘려 유통기업으로는 드물게 45% 수준의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포야는 전국 200개 매장의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남부 가오슝과 북부 타오위안에 한 개씩의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장의 창고면적을 줄이고 진열대를 더 늘려 수익성을 개선했다. 수년 전부터 포야는 모든 점포를 5세대 점포로 업그레이드했으며 인테리어 리모델링 및 상품 재배치 등을 통해 단위면적당 진열상품 수를 20% 늘렸다.

포야는 또 전산시스템을 통해 제품별 판매 현황과 진열 위치에 따른 판매량 변화를 면밀히 체크하고, 태풍 폭우 등 이상 기후에 따른 방문자 수 및 하루 매출 데이터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회사는 또 한국, 일본 뷰티상품 등도 수입해 최신 유행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 방식은 회사 매출과 이익의 빠른 성장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12년간 회사 매출은 연평균 12.5% 늘어났고, 순이익은 연평균 24.5% 증가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514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4.9%에 달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성장 중인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1조9785억원) 및 영업이익률(6%)과 비교할 때 매출 규모는 작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두 배 이상 높다.

포야와 다이소코리아의 매장 수가 각각 200개, 1300개인 점을 고려하면 포야의 점포당 연간 매출은 25억원으로 다이소(15억원)보다 66%나 많다.

순이익 기준으로 연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기업임에도 포야의 주주환원정책은 놀라운 수준이다. 2010년 이후 매년 회사는 순이익의 90%를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현재 주가 수준으로 계산해도 4~5%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성장주와 배당주의 특징을 동시에 갖춘 주식인 셈이다.

최근 회사는 창사 이후 최초로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2026년 목표인 점포 400개를 달성하면 주된 고객층인 여성 의존도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주택개선용품, 공구 가게인 포야홈을 개설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 8월 첫 매장을 연 이후 해마다 10~20개의 포야홈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