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김상중의 TMI, '나쁜녀석들', '그것이 알고싶다'

입력 2019-09-14 08:45


배우 김상중이 영화 '우리 선희'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간의 진중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벗고 김상중의 거친 모습을 보여준 OCN '나쁜 녀석들'을 영화로 옮긴 '나쁜녀석들:더 무비'를 통해서다. 더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나쁜 놈들을 소집하는 설계자 오구탁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선보여진다. 하지만 현실의 김상중은 오구탁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오구탁을 '최애'(最愛,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꼽은 김상중은 그동안 갈고 닦은 아재 개그와 TMI(Too Much Infomation) 화법을 뽐내며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아재개그를 하면서 갓세븐, 장기용과도 친구가 됐다"는 김상중은 허물없는 모습으로 대가의 아우라를 선보였다. 빵빵 터졌던 1시간의 대화를 통해 김상중이 밝힌 TMI를 소개한다.



"전 아재 개그를 좋아합니다."

코가 큰 태국 경찰은 '코쿤캅', 송편보다 좋은 속편, 1일'1식(일식)'이 아닌 1일'한식', 길을 가면서 총을 쏘면 탕웨이…인터뷰 동안 김상중이 쏟아낸 아재 개그다. "동석이가 동석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해달래요.", "속편이 나와야 속이 편할 것 같습니다" 등의 발언으로 시사회장을 주름잡았던 김상중은 인터뷰 내내 아재 개그를 뽐냈다. 김상중은 "딱딱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푸는데 아재 개그만한 것이 없다"며 "tvN '어쩌다 어른' 사회를 볼 때, 녹화 전 분위기를 풀기 위해 아재 개그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들 좋아해주니 즐겨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상중의 아재 개그에 '나쁜 녀석들:더 무비'의 막내 장기용도 금세 친구가 됐다고.

"'그것이 알고싶다'는 제 대표작이죠."

김상중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13년째 진행 중이다. 김상중이 보다 정중하게 말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그런데 말입니다"가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싶다'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자기매김했다. 김상중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 책임감과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상중은 2014년 OCN에서 방영된 '나쁜 녀석들'에 처음 출연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면서 느낀 갈증을 해결하고 싶어서였다. 김상중은 "범인이라는 120%의 정황이 있어도 프로그램이 법의 심판을 내리진 못한다"며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을 오구탁은 드라마에서 거침없이 해결한다"면서 애정을 보였다.



"'나쁜녀석들' 오구탁은 제 '최애' 캐릭터입니다."

때문에 김상중은 오구탁을 '최애' 캐릭터로 꼽는 데 주저가 없었다. 30년 동안 수십편의 작품에 출연해 왔음에도 오구탁에 더욱 각별한 애정이 있다고 전했다. 김상중은 "오구탁은 형사고 공무원이지만 제도권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을 해결한다"며 "그걸 보면서 시청자들도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라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때문에 영화화되는 '나쁜 녀석들'에 대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며 "기획단계부터 보다 발전되길 바랐고, 액션도 과감하고 통쾌하게 선보여지길 바랐는데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난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보였다.

"'감자 쪄 줄래?' 짤, 알고 있어요."

1965년생, 중년의 나이임에도 트렌디한 유머 감각을 보이는 김상중에게 "인터넷에서 수년째 유행 중인 '감자 쪄 줄래?' 짤을 아냐"고 물어봤다. 김상중은 "그 짤을 저도 재밌게 봤다"면서 "평소에 인터넷을 즐겨 보고, 사람들의 반응도 많이 찾아 본다"고 전했다. 김상중의 '감자 좀 쪄 줄래' 짤은 2007년 방영된 SBS '내 남자의 여자' 중 한 장면에서 포착됐다. 극중 상황에 안 어울리면서 오묘한 대사라 온라인 상에서 아련하게 부탁할 때 사용됐다. 김상중은 "그 장면이 그렇게 이용될 줄 몰랐다"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6년 동안 고사할 시나리오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김상중은 믿고 보는 연기력에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한 배우였다. 그동안 TV 드라마에서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더욱 친근해졌지만,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 이후 6년 만에 출연이다.

김상중은 "6년 동안 고사한 시나리오도 없었을 만큼 영화는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영화 출연이 뜸했던 이유를 설명하며 웃었다. 김상중은 "영화만 하는 배우들이 있고, 드라마를 하면서 영화도 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저는 드라마에 특화됐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녹화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건 금요일 하루만 녹화를 한다"며 "일주일에 6일은 얼마든지 촬영이 가능하다"면서 의욕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냈다.



"전 애연가 입니다."

연기면 연기, 입담이면 입담 뭐든 척척 해내는 김상중에게도 배우로서 하나의 핸캡이 있다. 바로 음주다. 김상중은 "저는 애연가이지만 음주는 못한다"며 "술을 체질적으로 한 잔도 못 마신다"고 고백했다.

김상중은 군대 시절에도 "술 마실래? 맞을래?"라고 선임이 물어보면 "맞는 것을 택했다"고 할 정도. 극 중 등장하는 음주 장면은 모두 물이다. '나쁜 녀석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연예인이라는 말, 이젠 감사해요."

김상중은 배우로서도, 한 사람의 연예인으로서도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예전엔 '내가 배우지, 왜 연예인이냐'는 생각에 연예인이란 말을 싫어했지만, 지금은 연예인이란 말 안에 예술을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공인도 아닌데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혜택을 받는 것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회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상중은 "배우가 사회 문제에 방송을 가져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연기로도 투영이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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