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PGA투어…가을부터 '불꽃大戰'

입력 2019-09-09 18:04
수정 2019-12-09 00:01
‘쩐의 전쟁’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새 시즌이 개막한다. 지난달 25일 2018~2019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이 끝난 지 불과 3주 만이다.

2019~2020시즌의 첫 무대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린브라이어리조트올드화이트TPC(파70·7286야드)에서 열리는 밀리터리트리뷰트앳더그린브라이어(총상금 750만달러)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PGA투어는 내년 8월까지 49개 대회를 열 계획이다.


3개 대회 추가…5000억원 시대 열렸다

새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3개 대회가 더 열린다. CIMB클래식이 없어지고 대신 2시즌 만에 밀리터리트리뷰트와 휴스턴오픈이 복귀했다. 여기에 조조챔피언십과 버뮤다챔피언십이 새로 합류했다. 밀리터리트리뷰트는 750만달러의 총상금을 내걸었고, 조조챔피언십은 준메이저급 상금 규모인 975만달러를 선수들에게 약속했다. 버뮤다챔피언십은 같은 기간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에 나가지 못하는 하위권 선수들을 배려해 마련된 만큼 상금 규모는 크지 않을 예정이지만 최소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PGA투어는 아직 대부분 대회 총상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총상금 규모가 최소 2000만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확실시된다. 올해 추가된 3개 대회 중 2개 대회 총상금만 1725만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과 WGC HSBC챔피언스(1050만달러), 더CJ컵(975만달러), 세이프웨이오픈(660만달러), 샌더슨팜스챔피언십(660만달러) 등이 지난 시즌보다 늘어난 총상금을 공개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 각종 보너스를 포함해 4억1360만달러(약 4930억원) 규모로 열린 PGA투어의 올 시즌 총상금 규모는 최소 4억3000만달러(약 5168억원)를 넘길 것이 유력하다. 프로골프 대회에 처음 ‘5000억원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 초반부터 출격

PGA투어는 인기 종목인 미국프로풋볼(NFL) 개막 등을 피하기 위해 2013년부터 가을이 되기 전 시즌을 끝냈다. 이후 2013~2014시즌을 시작으로 복수의 해에 걸쳐 시즌 일정을 짰다. 때문에 시즌 초반으로 분류되는 ‘가을 시리즈’가 외면받기 일쑤였다. 소위 ‘스타급 선수’들은 가족과 여행을 떠나거나 개인 정비 시간을 가졌다.

올 시즌에는 말 그대로 ‘가을 잔치’가 될 전망이다. 새로 생기거나 다시 열리는 4개 대회가 모두 가을에 배치된 덕분이다. 8개 대회에서 11개 대회로 늘어났고 총상금 규모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7일부터 3주 연속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연달아 대회가 열리는 ‘아시안 스윙’도 완성됐다.

선수들에겐 시즌 시작과 함께 상금왕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다. 이미 세계랭킹 1위인 브룩스 켑카(29), 조던 스피스(24·이상 미국) 등이 CJ컵 출전을 확정했다. 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가 조조챔피언십 출전을 결정한 것만 봐도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 켑카와 스피스, 매킬로이 등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즈의 ‘후계자’ 자리 다툼은 시즌 초반부터 펼쳐질 전망이다.

더 좁아진 ‘상금파티’ 가는 길

PGA투어는 또 올 시즌부터 경기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해 커트 통과 순위 기준을 기존 공동 70위에서 공동 65위로 낮췄다. 선수들에겐 커트 통과 장벽이 높아졌으나 긴 골프 경기에 피곤함을 느끼던 팬들은 더 빠른 골프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대회에 따라 출전 선수 수도 대폭 줄어든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몰리는 WGC 대회와 같은 기간 열리는 소위 ‘B급’ PGA투어 대회는 출전 선수를 기존 132명에서 120명으로 낮췄다.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도 지난해 144명이었던 참가 선수를 올해 120명으로 축소해 개최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