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좋아요" 추석선물 톱5… 1위 '홍삼' 2위 '견과'

입력 2019-09-10 09:39
수정 2019-09-10 17:37




민족의 대명절, 추석입니다. 2019년 한가위에도 우리나라 인구 절반 이상이 집을 떠나 고향으로 갑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지난해 추석 연휴 동안 총 3835만명이 고향길에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부모님 가족 친지 뵈러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순 없죠. 한우, 참치, 통조림, 샴푸, 화장품 등 명절 선물세트를 양손 가득 들고 KTX 열차나 고속버스에 오르는 풍경은 명절의 평범한 단상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 현금이 최고라지만 정성 들여 준비한 선물의 가치는 여전합니다. 대형마트마다 백화점마다, 동네 편의점까지 빽빽이 진열된 명절 선물세트들이 그 증거입니다. 아직 명절선물세트의 인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고향길에 오르는 뉴스래빗도 궁금했습니다.

"유명 모바일 커머스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그 수많은 명절 선물세트 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제품은 무엇일까?"

그래서 2019년 추석엔 어떤 선물세트가 인기인지 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살펴봅니다. 명실상부 한국 최대 전자상거래(모바일커머스) 업체 '쿠팡'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추석 선물세트'로 검색한 결과를 수집한 뒤 사용자가 매긴 별점과 상품평을 분석, 종류·가격대별 인기 아이템을 선정했습니다.

2019년 추석, 모바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톱5' 추석 선물, 지금 공개합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2019년 9월 5일 기준, 쿠팡에서 '추석 선물세트'로 검색된 상품과 상품평을 수집했습니다. 검색결과 13만개의 상품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상품은 971개였습니다. 그중 중복 상품을 제외한 857개를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857개 상품에 나타난 브랜드 종류는 모두 199가지입니다.

상품평은 모두 5만7446개입니다. 1개당 약 67개가 작성된 셈입니다. 하지만 0개부터 2만4223개까지 상품별로 편차가 큰 편입니다. 작성한 사용자 수는 4만7188명입니다. 사용자별로 작성한 숫자도 천차만별입니다. 상품평 데이터를 분석하는 가운데 기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 후기 문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록의 '통조림' 많이 팔지만
"좋아요" 1위 '홍삼', 2위 '견과'
판매자가 가장 많이 등록한 상품 종류는 역시 선물세트계 관록의 '통조림' 선물세트입니다. 857개 중 471개를 차지하며 가격은 평균 5만3800원입니다.

통조림선물세트는 3위 식용유, 5위 햄/돈육, 8위 참치 선물세트를 섞어놓은 종합 선물세트의 성격입니다. '선물세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일 상품보다 여러 상품을 섞은 셈입니다.

2위는 견과 선물세트입니다. 모두 62개의 상품이 등록됐고 평균 가격은 3만4700원입니다.




판매자 기준 말고, 소비자가 가장 상품평을 많이 남긴 '진짜' 인기 제품을 살펴볼까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상품평을 남긴 1위 인기 제품은 홍삼진액/파우치입니다. 25개 상품에 모두 3만5682개의 상품평이 등록됐습니다. 평균 가격은 3만2500원입니다.

2위는 '혼합견과/믹스넛'입니다. 호두, 마카다미아, 피칸,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가 섞여있는 선물세트죠.

3위 역시 견과 계열인 '견과선물세트'입니다. 2위 '혼합견과/믹스넛'보다 포장이 좀 더 선물세트답게 고급스럽습니다.

4위는 '햄/돈육 통조림'입니다. 5위는 다시 '홍삼농축액/홍삼정'이네요.

종합해보면 1위와 5위가 '홍삼' 추석 선물, 2위와 3위가 '견과' 추석 선물인 셈입니다. 4위 고기 '통조림'까지 더하면 '홍삼-견과-통조림'이 2019년 추석 선물세트 3대 강자들입니다.

상품평 숫자가 반드시 인기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만큼 많은 사용자가 상품을 사용하고 후기를 남겼다는 의미입니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의 특성상 한우와 같은 신선 식품은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 인기 '스팸' 독보적
홍삼 '고려홍삼', 견과 '투데이넛'
상품군 별 인기 있는 제품 브랜드를 살펴볼까요. 상품평이 많은 10곳을 대상으로 집계했습니다. 종류별로도 상품평 숫자의 차이가 천차만별입니다.

햄/돈육통조림세트 분류에서 1위 스팸과 2위 오뚜기의 상품평 수 차이는 1038대 10으로 100배 넘게 차이 납니다.

'스팸'이 햄/돈육통조림 시장에서 가지는 상징성이 그만큼 큰 셈이죠.

반면 차 선물세트에서는 1위 트와이닝과 2위 쌍계명차의 상품평 수가 415대 137로 3배 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지지 않은 탓에 아직 1위와 2위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쿠팡 모바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홍삼진액/파우치' 분야 인기 브랜드는 '고려홍삼'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원삼 6년근'이 인기가 많습니다. 가격은 수량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30포짜리 가격은 2만5640원 정도입니다. 부모님 건강 챙겨드리는 선물로 가격도 나쁘지 않습니다.

'혼합견과/믹스넛' 견과 선물세트 분야 인기 브랜드는 '투데이넛'입니다. 인기 제품은 '너트 한줌 프리미엄' 제품이네요.

이외 식용유세트, 참치통조림세트도 브랜드별 상품 상품평 수 차이가 큰 편에 속합니다.


'6만원' 내 실속형 인기상품 14종
홍삼-견과 상품평 '승자 독식'
보통 선물 세트 살 때 5만원 넘어가면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뉴스래빗이 5만원대까지 만원 차 별로 인기 선물세트를 따로 추려봤습니다.

5만원대 까지 가격대 별로 상품평 수가 많은 인기 상품을 뽑아보면 실속형 인기상품 브랜드가 선명히 눈에 보입니다.

5만~6만원 사이 가격대에는 설화수 화장품, 즙쟁이 양파즙, 세노비스 오메가3의 상품평이 많습니다.

4만~5만원 대에는 정관장, 투데이넛, 락토핏이 이름을 올렸네요.

3만~4만원 대에는 고려인삼유통, 스팸, 트와이닝이 인기였습니다.

2만~3만원 대에서는 스팸, 키친플라워 냄비, 6년근 고려홍삼정이 포함됩니다.

2만원 내에선 샘표, 신라명과가 저렴한 상품 사이에서 선전했습니다.

상품은 똑같은데 판매 수량이 다른 경우 상품평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상품평 수 4천개 이상, 금액 6만원 이상의 상품은 극단치로 판단하고 그래프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제외했습니다. 또한 상품평 100개 이하의 상품 또한 인기가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제외했습니다. 제외한 상품까지 포함하면 표에서 눈에 띄는 상품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상품의 수는 다양하지만 사실상 인기 많은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석 선물세트 검색결과에 작성된 상품평 수는 모두 5만7446개입니다. 등록 상품이 857개이므로 상품당 67개의 상품평이 작성된 셈입니다. 상품평이 가장 많은 상품은 '정원삼 6년근 고려홍삼정'입니다. 무려 2만4341개의 상품평이 작성됐습니다. 이 외에도 1만4709개가 작성된 '투데이넛 너트한줌 요거트', 5204개가 작성된 '파스퇴르 검은콩 검은 찰깨 칼슘두유'가 있습니다. 전체 상품평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상품평은 믿을만 할까
쿠팡 긍정평가 87% 달하지만
5만7446개의 상품평 중 가장 긍정적인 점수인 5점을 준 사용자는 모두 3만9008명입니다. 그 아래로 4점 1만743명, 3점 4030명, 2점 2173명, 1점 1492명 순서로 부정적으로 답변하는 사용자의 숫자가 점점 낮아집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5만7446개 상품평 중 약 68%에 해당하는 3만9008개가 최고 긍정 점수, 2.6%에 해당하는 1492개가 최고 부정 점수인 셈입니다.

4점 이상을 긍정 상품평으로 가정한다면 전체 상품평 중 87%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상품평이 적다고 해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불만에서 판매자는 개선 사항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1492개의 부정적인 상품평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성난 사용자들 그 원인은
선물 > 배송 > 박스 > 쇼핑백
1492개의 부정 상품평 중 '선물'의 빈도가 805회로 가장 많습니다. 추석 선물을 목적으로 구매한 사용자들이 실망하여 남긴 상품평이 많이 보입니다.
"선물 줄려고 구매했다가 내용과 다르게 쇼핑백 없이 왔습니다. 소비자 기만하는거 같고 기분 나빠서 반품처리했네요"

"배송 진짜...예정일보다 이틀 뒤에 저녁에 왔어요..하마터면 추석선물 후에 드릴 뻔 했네요. 날짜 일부러 맞춰시킨건데... 배송 정말 별로였어요"
2위는 배송, 3위는 박스와 관련된 불만들입니다.

사용자가 쿠팡의 빠른 배송을 기대하는 만큼 배송이 늦어지면 크게 실망하고 부정적인 상품평을 남깁니다. 또한 배송 중 박스가 파손되면 부정적인 상품평을 남긴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받아보고 오늘 오픈해봤는데 안에 있는 박스가 이렇게 뜯어져 있네요"

"좀 더 알아보고 사야겠어요 2박스 샀는데 이젠 못사겠어요"
4위 '쇼핑백'은 쇼핑백이 누락된 경우입니다. 상품 종류를 막론하고 선물용 상품에 쇼핑백이 누락되는 사고가 많습니다. 추석 선물세트로 검색한 상품 중 쇼핑백 때문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상품만 해도 모두 56개입니다. 많은 판매자들이 공통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물용으로 산건데 쇼핑백을 안보내면 어쩝니까, 쇼핑백 포함이라고 안내해놓고"

"뭐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쇼핑백이 없네요..." 상품평계 '현인들' 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뉴스래빗의 쿠팡 추석선물세트 분석 어떻게 보셨나요. 단편적인 상품평들만 살펴봤지만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품평 수가 많고 다양한 정보가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이 상품평을 꾸준히 작성하는 이유는 보상 때문입니다. 상품평 작성자는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도움이 돼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품평이 구체적이고 유익할수록 다른 사용자가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을 줄 가능성이 커집니다.

쿠팡 상품평을 살펴보니 상품평계의 현인들이 눈에 띕니다.


도움 되는 상품평을 가장 많이 작성한 사용자로 꼽힌 '봄***금' 님입니다. 2574개의 상품평을 작성해 4만8134개의 '도움이 돼요'를 받았습니다. 많은 수의 상품평을 작성하긴 했지만 다른 사용자의 '도움이 돼요' 피드백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품평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순위권에 진입한 사용자들의 상품평 평균 길이는 620글자입니다. 원고지 3장 분량이죠. 상품명, 상품 설명, 유통기한, 배송일, 특장점, 상품 사진 등 단순한 상품평의 수준을 뛰어넘습니다. 후기라기보다 오히려 블로그 게시물에 가깝습니다. 다른 사용자는 직접 써 본 사람이 정성스럽게 남긴 후기를 참고해 구매를 결정하면 도움이 됩니다.



뉴스래빗의 쿠팡 모바일 추석 선물세트 데이터 분석, 좀 도움이 되셨나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류·가격대별 인기 상품을 살펴봤습니다. 판매자들이 가장 많이 등록한 상품은 '통조림', 상품평 수가 가장 높은 인기 있는 상품은 '홍삼'이었습니다.

접근성에 제한이 없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상품평 숫자도 크게 달라지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유통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상품평 생태계를 통해 상품과 고객 데이터를 동시에 축적하는 쿠팡의 새로운 서비스 방식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멋진 선물과 함께 가족들과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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