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부동산 박람회 ‘리얼티 엑스포 코리아(REK) 2019’가 막을 내렸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참가 업체 및 방문객 수, 국제 콘퍼런스 규모 등 여러 면에서 국내 부동산 박람회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참가 업체들은 계약 체결, 잠재고객 발굴, 상품 홍보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입을 모았다.
투자계약 상담만 195억원
리얼티 엑스포 코리아 2019 사무국은 박람회 기간 1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선 세계 10여 개국, 112개 업체가 약 200개 개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최신 부동산 분양상품부터 프롭테크(부동산에 정보기술 등을 접목한 신산업 분야), 스마트시티, 도시재생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출품됐다.
문의·상담은 물론 계약도 대거 이뤄져 참가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사무국에 따르면 21개 업체가 195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태풍으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았다”며 “박람회 기간에 80여 건의 투자상담을 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고 전했다.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해외 부동산 상품 부스가 특히 인기를 모았다. 방문객이 상담하기 위해 부스 앞에 줄을 서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부동산을 소개한 조현 유원인터내셔널 대표는 “사흘간 쉴 틈 없이 상담했으며 청약과 현지 방문 신청이 많아 계약으로도 다수 이어질 것 같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부동산을 소개한 글로벌PMC는 박람회 기간 100건 이상의 상담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는 “국내 부동산의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린 자산가가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집코노미 콘서트 ‘인기’
박람회에선 국내 1위 부동산 플랫폼 ‘집코노미’가 마련한 무료 ‘부동산 콘서트’가 큰 인기를 모았다. 빈자리가 없어 통로에 앉거나 서서 강의를 듣는 이가 많았다. 참석자들은 강연이 끝나면 강사를 따라가며 추가 질문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7일 첫 강연을 한 김학렬(필명 빠숑)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10년 뒤, 20년 뒤에도 안 팔 아파트를 사야 한다”며 “전세와 매매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갭투자용 아파트가 아니라 실거주 수요가 많고 전세가율이 낮은 아파트의 미래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에 이런 아파트가 있다”며 “자가 실수요가 단지의 50%를 넘는지, 언제든 단지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배후 수요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액 토지 투자에 대해 소개한 김종률 김종률아카데미 대표는 “모든 개발사업의 실현 조건은 행정계획과 사업 시행자”라며 “개발 호재가 발표됐을 때가 아니라 사업시행자가 결정됐을 때 땅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업이 실현(완공)되기 3~5년 전 땅을 사는 게 가장 적절하다”며 “초기에 사면 10년 이상 묶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올해 법원경매 매물이 2014년 수준으로 나오고 있어 시장을 잘 관찰해야 한다”며 “많은 매물 중 좋은 물건을 싸게 살 기회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증여를 활용해 부동산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보유세·양도세 부담이 대폭 높아진 만큼 세금까지 철저히 고려해 매수·매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