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에 협상복귀 촉구…韓日서 핵무장론 거론 가능성도 제기

입력 2019-09-07 10:24
수정 2019-09-07 10:25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계속 고수한다면 미국과 전 세계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협상 실패 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국가 내에서 핵무장론이 거론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적대 청산을 시작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 및 안전보장 등 비핵화 시 상응 조치에 해당하는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거듭 제시하며 이를 위한 북·미 간 협력을 강조, 협상에 나설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북·미 간에 적대청산 조치에 대한 신속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전략적 재검토'의 여지도 열어뒀다.

특히 비건 대표는 기존의 속도조절론 기조와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으로 1년 동안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의 이날 언급은 지난달 20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 후에도 북측의 불응으로 실무협상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당근'과 '채찍'을 병행,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해 북·미 간 실무협상을 조속히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모교인 미시간대 강연 및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강연 및 문답에서 WMD 무기 및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북한의 계속되는 WMD 개발의 위험한 현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 규범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에 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WMD를 고수한다면 북한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을 현실화하거나 경제적 안보와 안정을 결코 향유하지 못할 것이며, 세계는 북한의 WMD 고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건 대표는 "이 순간 추가 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외교관들의 협상 능력을 위태롭게 하는 적대의 정책 및 표출을 극복하고 협상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협력하는 것"이라며 약 70년간 이어져 온 북미 간 적대 관계 청산 및 이를 위한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북한은 기회가 지속하는 동안 관여를 위한 기회들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북한과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했다. 우리는 혼자서 이것을 할 수는 없다"며 북한에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성공한다면 기회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 성공한다면 북미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가 '보다 개방된' 한반도를 통해 크게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만 WMD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는 어떠한 부분도 결실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긴장 완화는 우리의 군사적 병력이 더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속가능한 평화 및 협력을 구축한다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상호 보상'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의 주한미군 병력 감축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는 그것과는 매우 떨어져 있다"면서도 "'전쟁에 대한 준비태세 유지 및 훈련'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역할'로의 전환에는 많은 '전략적 재검토'가 포함된다"며 다소 유연한 태도를 취했다.

이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년 동안 이러한 목표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진전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공유한다면, 그는 우리의 팀이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바꿀 준비가 돼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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