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의혹 핵심은?…'딸 입시·표창장 위조·사모펀드·웅동학원'

입력 2019-09-06 09:10
수정 2019-09-06 09:30
6일 오전 10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이날 열리는 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놓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20여일간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온갖 의혹이 제기되며 공방이 이어져 왔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는 증인은 총 11명이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선 임성균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직원·최태식 웰스씨앤티 대표이사 등이 채택됐고, 조 후보자 일가가 이사장·이사로 재직한 사학법인 웅동학원에선 김형갑 이사가 증인으로 뽑혔다. 또 조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해서는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윤순진 서울대 교수, 김모 전 한영외고 유학실장, 장영표 단국대 교수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 채택에서도 나타나듯,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 딸 논문과 장학금 등 입시 의혹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조 후보자 가족이 보유한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이다.

◇ 조 후보자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의 논문 논란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다. 조씨가 한영외고 2학년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약 2주 동안 인턴을 했는데, 이후 대한병리학회 영문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딸이 연구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일 "조씨가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도 딸이 고교시절 영어성적이 전체 9등급 중 4∼8등급에 불과했다며 조 후보자 해명에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조 후보자는 "딸 아이가 1저자로 돼 있는 게 좀 의아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모 교수의 아들과 조씨는 한영외고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국제조류학회 발표 초록의 제3저자로 등재된 사실도 논란이다. 당시 인턴십 담당 교수는 조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씨가 서울대 학부 시절 안면이 있던 것으로 알려져서다.

무엇보다 조 후보자의 딸이 지난 2010년 고려대에 입학할 때 이 같은 인턴십, 논문 저자 등재 경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논란은 '입시부정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입시와 관련해 부정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조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논란…문서 위조 의혹

이와 함께 조씨가 모친 정씨가 근무하는 동양대학교에서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받아 의전원 입시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교 측이 최근 '표창장을 결재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문서 위조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더해 정씨가 학교 측에 '표창장이 정상 발급됐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학교 측이 표창장을 결재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이 논란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 총장은 표창장 발급과 관련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5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그런 상을 줬다면 분명히 기억한다"면서 문제의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여당은 표창장 의혹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전원 합격에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2012년 9월에 총장 표창장을 조작해서 2015년 부산대 의전원 합격에 결정적으로 활용됐다'고 하는 건 너무나도 과한 비약 아닌가"라며 "의전원 합격 기준이, 수학 능력 기준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총장 표창장이라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양대 총장에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 '외압 전화' 의혹도 불거졌다. 한국당은 유 이사장과 김 의원을 증거인멸 등 강요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서울대 장학금 수령 논란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의 장학금 수령도 논란이다. 조씨가 2차례 유급을 했음에도 2016년∼2018년 6학기 연속해 장학금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곳은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사적으로 만든 '소천장학회'다. 이 장학금은 매 학기 2명 이상에 한 번씩 주어졌으나 조씨는 홀로 6학기를 받았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부산대 의전원 발표대로 지급에 불법은 없었다"며 "부산의료원장, 주치의 선정은 민정수석 권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학금 수령 직전 조 후보자가 노 원장 등 병원 측과 만나 식사한 사실이 알려지고,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시절 노 원장이 부산의료원장에 낙점된 점, 검찰 압수수색 때 노 원장 집무실 컴퓨터에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문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점 등은 야당의 공세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씨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한 이후 2학기 동안 총 804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사실도 문제가 됐다. 조씨가 그해 10월 의전원에 합격한 뒤 곧바로 휴학한 점에서 '먹튀'가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 '관악회'가 주는 이 장학금은 조씨가 신청하지 않았음에도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경위를 두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조 후보자는 "저희는 어떤 가족이든 서울대 동창회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로 연락한 적이 없다"며 "휴학해 장학금을 반납하려 했으나 장학회에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의혹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들이 2017년 7월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도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 사모펀드의 투자자는 총 6명인데 조 후보자 배우자와 두 자녀가 10억5000만원, 배우자의 동생(조 후보자 처남)과 두 아들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7년 3월 배우자가 동생에게 3억원을 빌려주고, 동생이 코링크PE 지분을 200배 비싸게 매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사모펀드가 사실상 '가족펀드'이며 증여세 회피용 수단이 아니냐는 등의 의구심을 낳았다.

아울러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는 5촌 조카에게 해당 펀드를 소개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며 "5촌 조카가 하루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모펀드는 지난 2017년 8월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는데, 이후 웰스씨앤티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47곳에서 177건의 사업을 수주하고 매출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이후 사모펀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이를 두고 한국당은 이 업체가 특혜를 본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조 후보자 일가가 코링크PE에 투자한 지 2달 만에 관계사인 A 컨소시엄이 15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도 야당이 의구심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한국당은 A 컨소시엄 주요 주주에 민주당 전·현직 의원의 전 보좌관 2명이 이름을 올린 점에서 조 후보자 등 여권의 영향력이나 내부 정보로 공공 입찰을 따낸 게 아닌지 의심한다.

이와 함께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2차 전지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WFM의 주식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것이 웰스씨앤티 우회상장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웰스씨앤티에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1호, 즉 조 후보자 펀드가 상당한 이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최근까지 코링크PE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급공사 수주에도 일체 개입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한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둘러싼 의혹

조 후보자 가족들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둘러싼 의혹도 현재 조 후보자 일가의 재산 문제와 직결된 만큼 적잖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의 모친과 동생 조권 씨는 앞서 부친이 대표이사로 있던 고려종합건설이 1997년 부도가 나자 연대 채무를 피하기 위해 상속재산 이상의 채무는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해 채무를 벗었다.

이후 조권 씨는 2005년 말 코바씨앤디라는 회사를 세운 뒤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에서 받지 못한 공사대금 채권(당시 약 52억원)을 배우자에게 10억원, 코바씨앤디에 42억원씩 양도한 뒤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웅동학원 측은 변론을 포기했고 조권 씨 측은 승소 판결을 받아 이를 두고 '위장 소송'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소송은 2017년에도 벌어졌다. 사건의 소멸 시효가 끝날 무렵 조권 씨의 전처 조모 씨가 대표로 있는 '카페 휴고'가 웅동학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또다시 무변론 승소를 한 것이다. 이때는 이들이 이혼한 후였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 일가가 부친의 빚 42억은 갚지 않고 51억원 채권은 인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은 "원래 공사대금은 16억원이었지만 지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100억8380만원으로 늘어났다"며 "웅동학원이 문을 닫는 경우 학교 재산을 탈취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동생은 학교 공사대금 채권을 갖게 됐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가압류 등 조치한 적 없고 (소송은) 채권 확인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