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로 유럽 빌트인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습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사진)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웨스틴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IFA 2019'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빌트인 시장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 각각의 취향을 공략하는 비스포크는 유럽 빌트인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원하는 제품 타입과 패널을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냉장고다. 국내에는 지난 6월 출시됐다. 유럽에는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유럽은 전세계 빌트인 시장의 40~45%를 차지해 전자기기 시장보다는 가구 시장으로 봐야한다. 비스포크는 소비자 취향대로 색상이나 소재를 선택하고 가구처럼 짜맞출 수 있다"며 "유럽 빌트인 시장은 물론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스포크는 국내 출시 3개월 만에 삼성전자 전체 냉장고 매출액의 65%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냉장고나 생활가전 제품은 신제품이 나온다고 시장에서 빠르게 반응이 오는 분야가 아니다. 망가져야 바꾸는 제품들로 순환주기가 매우 길다"며 "그런 점에 비춰볼 때 비스포크는 매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스포크 포지션이 냉장고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중상 정도 가격임을 감안하면 평균판매단가가 상당히 많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비스포크의 인기는 기술보다 소비자 중심 혁신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혁신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생활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담겠다는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을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신제품이 바로 비스포크다. 비스포크가 국내 시장 안착 후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시장의 눈은 차기 신제품으로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에는 기술 발전 속도 이상으로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밀레니얼 등 새로운 소비자의 부상이 사업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존 가전 제품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와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아직 많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연내 추가로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프리즘 두 번째, 세 번째도 국내에선 잘 보이지 않던 유형의 제품일 것"이라며 "젊은 세대나 또는 나이가 많더라도 젊게 사는 세대를 이해함으로써 삼성이 많은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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