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빵, 계란토스트, 계란찜…. 과거 계란을 주재료로 쓰는 먹거리는 대략 이 정도였다. 대부분 ‘낮은 가격’을 앞세운 길거리 음식 정도였다고 할까.
이런 계란에 프리미엄 콘셉트를 더한 먹거리가 등장하고 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에그드랍이 대표적인 브랜드. 우유 함량을 높인 브리오슈 식빵 사이에 부드러운 에그 스크램블을 넣은 에그 샌드위치를 주메뉴로 판매한다. 베이컨, 치즈, 아보카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7~8가지 메뉴를 개발했다. 2017년 말 서울 삼청동에 1호점을 연 이후 매장 수는 115곳으로 급증했다.
부담 없는 가격에 맛과 독특한 비주얼까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가격은 내용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2000~3000원대. 상대적으로 값비싼 식재료인 아보카도를 넣은 ‘아보홀릭’이 가장 비싸다. 그래도 4600원. 신촌, 서울역 등 번화가에서는 점심시간 때 학생과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매장도 들어가 보고 싶게 디자인했다. 철제와 네온사인 등을 사용해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풍 느낌을 살렸다. 핫케이크나 수프, 햄버거 등을 빠르게 조리해 판매하는 미국식 간이식당의 한 형태인 ‘다이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비슷한 메뉴를 만들어 파는 곳들도 새롭게 문을 열고 있다. 에그스탑은 브리오슈 번 사이에 스크램블 에그를 넣은 에그번 햄버거를 판매한다. 대표 제품은 스크램블에그번. 지난 5월 문을 연 야미에그도 스크램블 에그를 넣은 에그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도 계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교촌치킨은 계란을 넣은 ‘교촌 에그인헬’을 내놨다. 에그인헬은 ‘샥슈카’라고도 불리는 중동식 계란 요리로, 매콤한 토마토 스튜에 계란을 터뜨려 넣어 먹는다. 편의점들은 포르투갈의 전통 계란 디저트 에그타르트를 내놓고 있다. 달걀노른자, 생크림 등을 섞어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파이에 채워 구워 만든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와 인근 홍콩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즐겨 먹는다.
계란이 새롭게 평가받는 것은 간편성과 활용성 때문이라고 한다. 계란은 어느 요리에나 활용하기 쉬우면서도 메뉴 개발에 따라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담을 수 있다. 디저트업체 관계자는 “빨리 먹을 수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패스트 프리미엄’ 푸드, 밖에서 사 들고 와 집에서도 근사하게 먹을 수 있는 ‘반외식’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계란은 이런 트렌드에 딱 맞는 부담 없는 식재료”라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