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차토목국립극장에 캄보디아 최초의 교향악단인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울려퍼졌다. 창단 연주회란 점 외에도 한국 예술인들이 관계한 교향악단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캄보디아인(30명)과 한국인(20명)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춘 무대였다.
이 교향악단을 세운 인물도 한국인이다. 연세대 명예교수이자 선교사인 이찬해 프놈펜 국제예술대 총장(74·사진)이 그 주인공. 이 총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캄보디아 국립극장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관객이 모였다”며 “오케스트라 창단은 양국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캄보디아 예술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자 도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창단을 계기로 예술 교육이 열악한 동남아시아 전체로 문화적 혜택이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세대 작곡과 교수를 지낸 이 총장은 남편인 민성기 엘드림재단 대표(74)와 함께 2010년 프놈펜 국제예술대를 설립했다. 그가 교향악단 창단에 나선 건 예술계 대학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캄보디아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총장은 개교 이후 매년 음악 콩쿠르를 열고 2014년에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와 전통음악 교과서를 펴내는 등 캄보디아 예술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장은 내년 5월 ‘프놈펜 심포니 유스 오케스트라’도 창단할 계획이다. 차세대 캄보디아 연주자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