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갤럭시폴드 써보니…"주름은 잡았지만 가격은 부담"

입력 2019-09-05 18:00
수정 2019-09-06 10:09


삼성전자가 오는 6일 스마트폰의 새로운 폼팩터(특정 기기형태)로 기대를 받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식 출시한다.

갤럭시 폴드는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월 첫 선을 보인 뒤 4월부터 소비자에게 100만대가량 순차적으로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디스플레이 결함 논란'으로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결함 논란을 빚은 지 6개월 만에 재출시를 확정했다. 논란으로 떠올랐던 화면 보호막 제거에 따른 주름 불거짐 문제, 이음새(힌지) 상·하단 및 겉면 이물질 유입 문제 등을 보완했다. 출고가는 239만8000원으로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보다 무려 115만원 비싸다. 출시 하루 전인 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폴드를 미리 써봤다.

◆"주름, 눈에 보이지만 사용하는데 거슬림 없어"

가장 먼저 주름을 살펴봤다. 갤럭시 폴드는 접는 폰(?)이다 보니 디스플레이 중앙을 세로로 내려오는 주름이 어느 정도인지가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주름이 어디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지 않는 이상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화면에 흰색 이미지나 동영상을 띄워 놓으면 주름은 거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특히 정면에서 보면 주름은 거의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검은색을 포함한 어두운 색 화면이 나타날 경우 주위의 빛 반사를 통해 주름이 다소 비쳤다. 다만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일직선으로 그어나갔더니 가운데 부분에 주름(요철)이 올라왔다는 것을 아주 미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난 3월 이른바 '주름 논란'은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 전에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블로거들에게 시제품을 '리뷰용'으로 대여해주면서 발생했다. 사용자들이 화면 위에 덮여 있는 보호막을 일반 스마트폰 겉면에 붙어 있는 보호필름인 줄 알고 떼어 내자 주름이 도드라졌다.

원래 이 보호막은 디스플레이가 주름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필름. 갤럭시 폴드는 접고 펴는 특성상 투명PI 소재로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일반 스마트폰이 유리 소재 디스플레이를 쓰는 것과 다른 점이다. 여기에 하드코팅 처리된 PET 필름을 투명PI 위에 접착시켜 내구성을 보완한 구조다. 삼성전자는 재출시를 하면서 이 보호막을 아예 베젤 밑으로 집어 넣어 소비자들이 이를 떼거나 제거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기존에 비해 약 50% 얇은 복합 폴리머 소재를 채택했다.

두번째로 살펴본 것은 이음새(힌지)였다. 갤럭시 폴드를 처음 집어들어 화면을 펼치자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는 디스플레이에는 감탄사가 나왔지만 여닫는 느낌은 실망스러웠다. 부드럽게 펼쳐지고 가볍게 덮힌다기보다는 다소 격하게 열리고 닫히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스마트폰 유저들의 생활 습관을 미루어 봤을 때 하루에도 수십번 화면을 열고 닫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신경쓰일 수 있는 부분이다. 열고 닫는 사용자 경험에서 호평을 받아 과거 많은 매니아층을 양산했던 모토로라의 폴더폰 '레이저(RAZR)'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만 첫 출시 당시 지적됐던 이음새 부분은 한층 보완했다. 우선 힌지 상하단에 보호캡이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본체 겉면 사이 틈을 최소화 해 이물질이 유입될 수 없도록 했다. 지난 3월 갤럭시 폴드를 먼저 이용해 본 전문가들이 힌지 사이로 먼지가 들어가 디스플레이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이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또 이음새 안쪽으로 메탈 층을 추가해 내구성도 강화했다. 기본적으로 갤럭시 폴드의 경첩 구조는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내부 테스트 결과 20만번 접고 펴는 것이 가능하다'고 출시 이후 언급했다. 하루에 100번을 사용해 200회를 접고 편다고 가정했을 경우 약 3년쯤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를 개통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의 70%(개통일 기준 1년 1회)를 지원키로 했다. 프리미엄 상담 서비스인 '폴드 어드밴티지 플러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대화면+휴대성, 동시에 만족"

접었을 때 갤럭시 폴드 본체는 160.9x62.8x17.1mm로 성인 기준 한 손으로 무난하게 쥘 수 있는 크기다. 스마트폰 화면을 접었을 경우 완전히 밀착되는 것은 아니고 이음새 쪽에 1.5㎜의 틈이 있었다. 커버에는 4.6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아이폰6 화면(4.7인치) 정도의 크기다. 성인 남성 중에서 손 크기가 작은 편인 기자가 이용하는 데에는 큰 불편은 없었으나 두 손으로 문자를 타이핑하는 것까지는 어려운 편이었다. 통화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번호를 누르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펼치면 7.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갤럭시 폴드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보였다. 보통의 태블릿PC 화면보다는 작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을 보다가 곧바로 화면을 펼치니 눈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최대 장점은 휴대성. 외부에서도 태블릿PC에서나 가능한 생산성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데다가 밖에서도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를 자주 쓰는 사용자라면 크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대중교통 안에서 출퇴근길에 동영상 서비스를 애용하는 소비자라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안방에서 TV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폴드에서 유튜브 앱을 열고 방탄소년단(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를 재생해보니 최대 밝기 1200니트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대화면의 장점이 극명하게 느껴졌다.

7.3인치 대화면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2분할 또는 3분할로 나눠 여러 앱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도 눈에 띄었다.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화면의 최대 장점이다. 기존에는 유튜브를 보다가 메세지 답장을 하는 경우 동영상을 멈추고 앱을 닫아야 했다면 갤럭시 폴드에서는 한 화면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후면 3개, 전면 2개, 커버 디스플레이에 1개 등 총 6개가 탑재된 카메라는 실망스러웠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플러스 후면 카메라에는 거리측정(ToF) 렌즈가 탑재된 것과 달리 폴드에선 빠졌다. 오히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S10과 가까워 보였다.

무게는 276g으로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보다 약 80g 무거운 정도다. 접었을 때 그립감(손에 쥐는 느낌)이 불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목 힘이 약한 사람이라면 쉽게 떨어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보안의 잠금방식은 패턴, PIN, 비밀번호 3가지를 쓸 수 있었다. 또 측면 지문인식도 지원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고려했을 때 배터리 용량(4235mAh)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노트10과 같이 3.5mm 이어폰잭은 빠지고 USB-C포트가 탑재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