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후보에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 KCGI(강성부 펀드) 등이 도전장을 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맞춰 출범한 아시아나항공이 31년여 만에 맞는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3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는 당초 인수 의지를 밝힌 애경그룹,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와 함께 HDC현대산업개발이 재무적투자자(FI) 미래에셋대우와 손을 잡고 입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 거론되던 대기업집단 후보군인 SK그룹, CJ그룹, 한화그룹, GS그룹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호산업과 CS증권 측이 입찰 참여 기업을 공개하지 않아 추가로 인수전에 참가한 기업이 있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구주 인수대금 4500억원 상당과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최종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항공산업이 규제산업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다만 9조5988억원에 달하는 부채 등 불안한 재무구조가 걸림돌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여서 재무적인 압박이 심한 구조란 지적도 나왔다.
예비입찰 참여 기업들은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입 가격과 신주 투자금을 적어냈다. 금호산업과 CS증권은 약 1주일 안에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쇼트리스트에 들어간 기업만 다음달께 예정된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후 1개월 가량 실사를 거쳐 우선인수협상 대상자 선정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매각 작업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애경그룹은 계열사로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경이 적격후보자에 들어 실사에 들어가면 30년 넘는 업력을 쌓은 대형 항공사의 운영 노하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득이란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공동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항공사 인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과의 시너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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