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대 주담대로 갈아타기…"추석후 서민형 안심대출 신청하세요"

입력 2019-09-03 16:16
수정 2019-09-03 16:17
주택담보대출로는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대’ 금리를 앞세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2금융권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저렴한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정부가 마련한 일종의 특판 상품이다.

신청 기간은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소비자 관점에서 대출 조건이 상당히 유리한 편”이라며 “실수요자이고 자격이 된다면 갈아타기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도 안 깎이고 금리 낮출 수 있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변동금리 대출의 한도를 유지하면서 연 1.85~2.20%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대환(貸還) 전용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지난 7월 23일 이전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이 대상이다.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 포함된다. 주택 한 채를 담보로 여러 건의 대출을 낀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된 대출과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모기지는 제외된다. 일각에서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사람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측은 “이번 정책의 목적은 비고정금리 대출의 고정금리 전환 유도”라며 “재원 규모 등을 고려해도 범위를 넓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서민과 실수요자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취지에서 자격에 제한을 뒀다. 연소득 8500만원(결혼했다면 부부 합산)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다. 신혼부부거나 2자녀 이상인 가구는 연소득 요건을 1억원 이하로 완화해 준다. 집값은 시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다. 담보인정비율(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고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최대 1.2%)만큼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대환하면 8·2 부동산대책 이후 강화된 LTV와 DTI가 적용돼 한도가 크게 깎이는 것이 문제였다”며 “이 상품은 예외가 적용돼 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이후 2주 동안 신청 접수

금리는 만기(10·15·20·30년 중 선택)와 신청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10년 만기 연 1.95%, 15년 만기 연 2.05%, 20년 만기 연 2.15%, 30년 만기 연 2.20%다. 여기에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0.1%포인트 깎아준다. 시중에서 취급되는 사실상 모든 주택담보대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대환이 이뤄지는 10월께 국고채 금리 수준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한부모·장애인·다문화가정은 연소득과 집값 등에 따라 0.2~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를 중복 적용하면 최저 연 1.20%까지도 가능하다.

신청은 16일부터 29일까지 은행 창구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정부는 총 2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신청액이 공급액을 초과하면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대출할 예정이다.

○거치기간 없다는 점 고려해야

예를 들어 대출잔액 3억원, 만기 20년, 금리 연 3.16%인 사람이 연 2.05%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월 상환액이 168만8000원에서 152만5000원으로 9.6%(16만3000원) 줄어든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다만 고정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거치기간(이자만 내는 기간) 없이 첫 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아야 한다. 이자만 갚는 주택담보대출을 쓰던 사람이라면 상환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기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지 않았다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이 아니라 시중은행을 이용하더라도 금리는 역대 최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은행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2.64%로, 집계를 시작한 2001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신한·KEB하나·국민·우리 등 주요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연 2%대 초·중반까지 내려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