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고강도 재벌개혁 예고…"총수일가 막강 지배력 여전"

입력 2019-09-01 18:23
수정 2019-09-02 01:41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재벌 개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여전히 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강력한 개혁 추진을 예고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선진국 대비 인공지능(AI) 기술 격차 해소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공정위가 맡은 국정과제 중 가장 잘한 과제와 가장 미흡한 과제를 꼽는 질문에 “재벌 개혁 및 소비자보호 분야가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논의가 숙성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아쉽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해 “과거에 비해 지배주주를 견제하고 소수주주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는 늘어났다”면서도 “지배구조가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사회와 시장, 투자자 등에 의한 내외부 감시가 적절히 이뤄져 지배주주의 전횡과 사익 추구를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기존 정책에 대한 기업 측의 신뢰를 고려하는 합리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경직적인 사전 규제와 일부 기업에만 국한된 문제에 집중한 과잉 규제를 가능한 한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1순위 과제로는 ‘갑질 근절’을 꼽았다. 조 후보자는 “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갑을 관계’ 문제 등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과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취임하게 되면 갑을 관계 문제와 관련해 보완 필요성이 있거나 추가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방안으로는 “연구개발(R&D) 목적의 공동 행위를 허용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일본 경제보복에 맞서 공동으로 신기술 R&D를 추진하면 공정거래법상 담합 적용을 배제해주겠다는 뜻이다.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답변서에서 “반도체산업의 침체를 극복하고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AI산업 경쟁력 확보에 속도감 있게 나아가는 와중에 한국은 재정 투입 제약, AI 인재 규모의 한계, 개인정보보호 등 제도적 여건 부족 등을 겪고 있다”며 “AI 중심으로 교육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전 분야에 AI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에는 “현행 제도와 (요원)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